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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남북 선경헙」에 “부정시각”/김달현 서울방문 중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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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남북 선경헙」에 “부정시각”/김달현 서울방문 중간평가

입력
1992.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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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이산 가족 해결의 전기” 기대 충족안돼/북 실용파 입지고려 「귀환선물」에 고심김달현 북한정무원 부총리의 서울 방문에 대한 정부의 중간평가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한 듯하다.

김 부총리의 방문에 대한 당초의 기대가 제대로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이다.

그래서인지 김 부총리가 산업시찰을 계속하고 있는 도중에 이미 『핵과 경협은 분리될 수 없다』는 정부방침의 재확인이 나오고 있다.

김 부총리의 방문을 주관한 관계부처나 당국에서는 벌써 방문의 최종결과가 속빈 강정이 될 경우 일어날 부정적 여론에 대해 우려하는 눈치이다.

지난 21일 북한측 일행의 우리 언론에 대한 강한 유감을 여과없이 그대로 전달한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김 부총리 방문의 주관문제와 그 성과 등을 놓고 정부 부처간 및 고위·실무 대북관계자들 사이의 미묘한 갈등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특히 고위급회담을 통해 정규적인 남북대화 채널을 이끌어온 실무관계자들은 이번 방문에 대해 더욱 회의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방문이 채 끝나기전에 나타난 정부의 이같은 시각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이를 알기 위해선 김 부총리의 방문에 대해 당초 우리측이 예상하고 기대했던 점들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측이 김 부총리 방문과 관련,크게 관심을 쏟았던 부분은 크게 나눠 ▲남북경협 ▲핵문제 ▲이산가족 문제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이중 경제협력과 핵문제는 우리 정부에 의해 연계된 사안이었다. 즉 북한의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북경협은 생각할 수 없다는게 우리 정부의 기본방침이었다.

따라서 북한 대외경제 최고책임자의 전격적인 서울 방문은 이런 정부방침의 모종의 변화를 의미하는게 아니냐는 추측을 가능케 했다.

이에대해 김 부총리 방문을 주도한 정부부처에서는 『핵과 경협연계 방침은 여전히 확고함』을 강조했다.

이러자 이번에는 『그렇다면 연계고리를 끊어버릴 수 있도록 핵문제에 대해 남북간에 모종의 이면합의가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일부 정부관계자와 남북관계 전문가들로부터 제기됐었다.

특히 정부당국이 거듭된 「핵­경협 연계」 방침 천명에도 불구하고 경제부처와 민간경제계는 김 부총리와 대북경협 문제를 활발히 얘기하고 있다. 최소한 「시범사업」 정도는 당연히 이뤄질 것으로 보는게 대세였다.

이에비해 북한측은 지난 21일의 핵통제공동위서 우리측의 핵심관심 사항인 상호사찰에 대한 거부입장을 거듭 시사했다.

김 부총리의 방문과 핵문제는 별개임이 확인된 것으로 우리측은 해석하고 있다.

이번 방문이 핵문제 해결에 돌파구를 마련할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는 일단 무산된 셈이다.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북한의 미적지근한 태도도 별로 변하지 않았음이 지난 20일의 적집사 실무대표 접촉에서 확인됐다.

북측은 기존의 쟁점들외에 우리측의 포커스렌즈 훈련을 또다른 문제점으로 제기하고 나섬으로써 우리측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결국 북한은 김 부총리의 방문에도 불구,핵과 이산가족 등 남북간의 해묵은 현안에 있어 기존의 경직된 자세를 쉽게 풀지는 않을 작정인 것 같다.

정경분리 원칙에 의한 대남 접근자세의 고수방침으로 분석될 수도 있다.

이와관련,김 부총리가 지난 19일 판문점에서 『경제문제외에는 토론할 생각이 없다』고 한말이 북측의 「정경분리 원칙」의 바탕에서 나온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실제로 22일까지 3박4일의 일정동안 김 부총리 일행이 경제문제이외의 사안을 입에 올린 적은 한번도 없다.

이에비해 일부에서는 『정작 우리가 주의해 보아야할 부분은 지금이 아니라 김 부총리가 평양으로 돌아간뒤 전개될 북한의 정책방향』이라며 김 부총리 방문과 관련한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는 지적도 있다.

어쨌든 이같은 평가에 따라 정부는 당장 오는 25일에 돌아갈 김 부총리에게 「선물」을 안겨줄 것인가,선물을 준다면 어떤 내용을 얼마만큼의 수준으로 할 것인지를 놓고 고심하는 눈치다.

김 부총리가 북한 실용주의 세력의 대표적 인물임을 감안,북한 실용파의 향후 입지를 생각해서라도 어느 정도의 배려는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다수인 것만은 사실이다.

결국 김 부총리의 이번 방문에 대한 정부의 최종평가와 대응은 24일께로 예정된 김 부총리의 청와대 예방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김 부총리에 의해 김일성주석의 노태우대통령에 대한 메시지가 전달되리라고 예상된다. 그 안에 핵과 경협 등에 대한 김 주석의 진의가 나타나 있다면 그에따라 우리 정부의 향후 대북정책도 그 모양이 달라질 전망이다.<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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