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국회」 성사여부 불투명/대선의식 민주배제에 부담/민자/“여론유리… 장기 공전도 불사”/민주/국민선 상위구성등 진전 수준 놓고 “진퇴양난”공전중인 개원 국회의 부분정상화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김영삼·정주영회담이 뚜렷한 성과없이 끝나자 정국의 장기대치가 우려되는 가운데 8월 임시국회 소집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정 두대표는 민주당의 김대중대표에게 자치단체장 선거문제를 포함한 모든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3당 대표회담을 제의했지만 민주당은 「여권핵심부의 태도변화가 없는 한 국회정상화와 대표회담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민자·국민당은 민주당이 3당 대표회담을 거부할 경우 27일 재회동을 갖고 8월 임시국회 소집에 합의할 것으로 보여 자치단체장 선거를 둘러싼 개원국회의 공방은 8월 임시국회로 이월될 공산이 크다.
○…민자당은 김·정 회담결과에 따라 개원국회 운영과 향후의 정국기류가 불투명해졌다고 보고있다.
민자·국민 양당 대표회담에서 일단 8월 임시국회 소집에 대한 외견상의 의견접근이 이루어지긴 했으나 이 역시 민주당의 참여를 거듭촉구하는 「모양 갖추기」의 성격이 짙기 때문에 8월 국회의 성사가능성 또한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를테면 김·정 두대표의 대좌에서는 국회정상화라는 원칙론만 확인했을뿐 방법론에 대한 일체의 진전은 보지못한 셈이다.
민자당 역시 김 대표의 대선가도를 우선 고려하다 보니 민주당을 도외시한 정국운영에 대해서는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처지이다.
이를 반영하듯 김 대표의 한 측근은 『국회의 공전사태를 계속 방치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민주당을 빼놓고 무조건 국회를 열어 방망이를 두드릴수도 없다는게 김 대표의 의중』이라고 말하고 있다.
향후 정국전개와 관련해 국민당보다는 대민주당에 대한 우선순위를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민자당은 어떤 형태로든 민주당을 국회와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정치적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더욱이 민자당으로선 국민당에 대한 동반자 관계의 정립 가능성을 21일 회담을 통해 타진해본 결과 결코 긍정적일수만 없는 결론을 얻었다는 지적이다. 오는 27일 민자·국민 대표회담이 재개된다해도 곧바로 「8월 국회」 소집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민주당은 노원을 당락번복을 계기로 「자치단체장선거 연내 실시」라는 당론이 한층 폭넓은 여론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따라서 국회의 조기정상화를 요구하는 또 한쪽의 여론을 의식,표면화하기를 꺼려왔던 국회 장기 공전전략을 보다 노골적인 형태로 끌고 나갈 태세이다.
민자·국민 양당이 8월 임시국회를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이제는 정면으로 맞받아 치겠다는 태세를 굳히고 있다.
22일의 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가 『국회 정상화는 현 정권의 법준수와 부정선거기도 포기가 선행돼야만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민자당은 현재와 같은 비정상적 국회운영 기도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한 것은 지자제 문제가 선결되지 않는 한 8월 임시국회는 물론 9월의 정기국회까지도 정상운영을 기대할 수 없으리랴는 점을 분명히 하고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민주당은 8월 임시국회에 참여하는 대신 의원들을 40∼50개조로 편성,전국을 누비며 부정선거 사례를 규탄하고 공정선거를 위해서 자치단체장 선거가 선결요건이라는 점을 홍보할 계획.
또한 아직은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점에서 일단 유보한 상태이나 가두서명이나 대규모 군중집회 등의 본격적 장외투쟁 방안도 강구할 움직임이다.
민주당은 앞으로 지자제 공세를 부정선거 가능성을 상기시키는 정치공세와 조화시킬 경우 더욱 탄력을 지니게 될 것이며 결국은 정국운영의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는 여당이 문제를 풀려들 것으로 보고있다.
○…국민당은 김·정 회담으로 개원국회가 공전끝에 폐회될 것이 확실해짐에 따라 8월 임시국회에 비중을 두고있다. 정 대표는 21일 대표회담에서 『7월은 다 지나갔으니 8월에 임시국회를 열자』고 제의,김 민자대표와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국민당이 구상하고 있는 임시국회 회기는 약 10일. 그러나 이 기간에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중소기업 부도사태 등 민생문제를 다루기 위해 국회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해온 국민당으로선 8월 국회에서 민자당의 요구대로 임명동의안과 비정치적 법안이나 처리해서는 등원의 명분을 세우기 어렵다.
그렇다해서 민주당을 배제한채 상임위를 구성한다거나 본회의를 열어 민생현안을 따지기도 쉽지않은 처지이다.
정 대표가 22일 기자회견에서 『김대중대표가 3자회담에 계속 반대한다면 민주당만 빠지는 국회도 가능하다』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으로 8월 국회를 어느선까지 진전시킬 것이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회피한 것은 이같은 고민의 일단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당은 특히 노원을 당락번복 여파 등 현재와 같은 정국 분위기가 계속될 경우 민자당과의 동반 국회운영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처지이다.
결국 국회정상화에 대한 여론의 절대적 지지가 없는 한 국민당이 노리는 중재자 역할에는 한계가 있는 셈이다.<정진석·이재열기자>정진석·이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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