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과학의 언어」라고 말한다. 모든 과학과 기술개발의 도구학문이 수학이라는 뜻이다.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등 기초과학 분야에서 수학이 필수가 됨은 물론이다. 오늘날에는 수리경제학·통계학 등 사회·경제학 분야에서 마저도 「수학의 도움」없이는 보다 나은 성취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 되다시피 했다.수학의 중요성이 그만큼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그 수학공부는 초·중·고교 교육과정에서 기초를 제대로 가르치고 배워 익혀야만 모든 학문을 할 수 있는 단단한 초석이 된다는데서,한 나라의 교육제도와 교육행위의 성패를 잴 수 있는 척도로까지 치부되고 있다.
지난 14·15 양일간 모스크바대학에서 거행된 제32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우리 고교를 대표해 참가한 6명중 서울과학고교 3년 박지웅군이 금메달 성적을 따냈고 4명이 동메달 성적을 얻었다는 소식은 그래서 우리에게 정말 기분좋은 랑보가 되는 것이다.
참가자의 종합성적이 56개국 중에서 18위에 그쳤으며 16위를 한 북한에 뒤졌다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우리가 이번 대회에서 종합성적 순위보다 참가자중 5명이 금·동메달 성적을 받은데 대하여 큰 의미를 부여 하는 까닭은 우리 청소년들에게 수학 영재자질이 틀림없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라 하겠다.
우리 고교생들이 첫 참가한 지난 88년의 제28회 대회때 28위,90년 30회에서는 32위로 밀려나 수학 영재교육의 시급함을 일깨웠던 기억도 생생하다. 그런데 불과 2년후인 이번 대회에서 첫 금메달 성적자 1명과 동메달 성적자 4명을 냈다는 것을 두고,그동안 우리 초·중·고교의 수학교육 체제와 교육방식이 교육 선진국을 따라 잡을만큼 크게 개선된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까.
우리의 대답은 결코 그렇지가 못하다. 이번 대회에서 금·동메달 성적을 획득한 5명 고교생들의 수학적 영재성향은 불리한 교육체제를 뛰어넘을 만큼 탁월한 것이랄 수도 있어 더욱 빛나는 것인지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 초·중·고교생중 수학영재들이 이들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 청소년들의 수학 영재자질을 확인한 것을 계기로 삼아 평준화속의 콩나물 교실에서 「4지선다형식」 수학교육으로 해서 시들어가는 수많은 「수학영재」를 발굴,그 천부의 자질을 유감없이 펼칠 수 있도록 초·중·고교의 교육체제와 교과내용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 어디 수학뿐이겠는가. 문학·예술·어학영재들을 위한 영재교육 체제도 따로 정립해야 한다. 교육의 보편화와 특수 영재교육은 구분해서 해야 한다. 고교 교육의 평준화는 기회의 평등화여야 한다. 타고난 자질의 평균화일 수는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고교 평준화를 개선·보완하는 중대사를 더이상 늦춰서는 안된다고 우리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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