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타국보다 북에 먼저 투자를”/“가전기술 매우 우수 소문들었다”/차생산 규모·자동화에 감탄 연말/얘기꽃 만발 만찬 길어져… “「코리아」 번영위해” 건배 선창○…김달현부총리 일행은 상오 9시50분께 부총리 집무실이 있는 과천정부 청사 1동 7층으로 올라가 엘리베이터 앞까지 마중나온 최각규부총리의 영접을 받고 반갑게 악수를 교환.
김 부총리는 최 부총리를 보자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를 건넸고 최 부총리는 『여기까지 찾아와서 정말 감사하다』고 화답.
이어 최 부총리와 김 부총리는 함께 부총리 집무실 바로 옆에 딸린 소접견실로 들어가 사진기자들을 위해 잠시 포즈를 취해준뒤 환담을 시작.
김 부총리가 소접견실에 벽에 붙어있는 역대 부총리들의 사진을 가리키며 『여기서 일하는 분들이냐』고 묻자 최 부총리는 『경제기획원이 지난 61년 창설됐는데 초대장관부터 전임장관까지 역임한 분들의 사진』이라고 설명.
○에너지절약 시책 수긍
○…남북 부총리들은 이어 날씨 등을 화제로 잠시 환담. 최 부총리는 청사 내부가 에어컨을 켜지 않아 몹시 무덥자 『손님을 모시는데 날씨가 더워서 미안하다』며 『올해 기름수입이 크게 늘어서 금년에만 약 1백40억달러 어치가 수입될 것으로 보여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
최 부총리는 이어 『국민들에게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 청사는 올해 삼복더위에도 불구하고 에어컨을 안 틀기로 했다』면서 『정부 청사전체가 에어컨을 안틀어 절약할 수 있는 전력은 10만∼15만㎾로 전체 발전량인 2천3백만㎾에 비하면 얼마 안되지만 정부가 에너지 절약을 솔선수범 하자는 뜻』이라고 말하자 김 부총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이 간다는 표정을 짓기도.
두 부총리는 이어 보도진들에게 『이젠 좀 자리를 비켜달라』고 말한뒤 분단이후 처음 이루어지는 남북 경제정책 책임자들간의 회담을 시작.
○…이에 앞서 김 부총리 일행 9명은 예정보다 조금 빨리 과천정부 청사에 도착,현관에 미리 나와있던 한갑수차관과 김태연 기획원 대외경제 조정실장의 영접을 받았다.
김 부총리는 차에서 내린뒤 과천시내쪽을 잠시 바라보다 『여기가 기획원 청사냐』라고 물었고 한 차관은 『이 곳에는 경제부처들이 모두 모여 있다』고 설명.
이날 김 부총리의 최 부총리 예방에는 정운업 삼천리총회사 총사장,리성대 중국주재 무역참사,김동국 정무원 부총리서기,림태덕 대외경제협력 추진위 서기장 등이 수행.
○회담시간 15분 연장
○…이날 김 부총리 일행의 최 부총리 면담은 당초 상오 9시50분부터 10시10분까지 20분간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예정보다 길어져 10시25분까지 약 35분동안 진행돼 남북 경협 등에 관해 폭넓은 의견교환이 이루어졌음을 입증.
면담시간이 길어지자 우리측 행사요원들은 『다음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는 내용의 쪽지를 비서관을 통해 최 부총리에게 전달하기도.
이날 면담에서 김 부총리가 최 부총리에게 평양방문을 공식 초청하자 최 부총리는 감사의 뜻을 표시하면서 수락의사를 표명.
최 부총리는 면담이 끝난뒤 김 부총리 일행에게 직접 서명한 제7차 경제사회개발 5개년 계획(92∼96년) 책자 1권씩을 방문기념으로 전달.
○…김 부총리 일행은 최 부총리 면담을 마친뒤 이번 방문 첫 산업시찰에 나서 상오 11시5분부터 2시간여 동안 경기 기흥의 삼성반도체 공장을 방문.
김 부총리 일행은 회사 현관에서 미리 대기중이던 이필곤 삼성물산 부회장 윤종용 가전부문 사장 채오병 제일모직 부사장 등의 영접을 받고 반갑게 악수.
김 부총리는 회사 현황을 들은뒤 삼성측 관계자에게 『외국여행에서 10년후 살아남을 수 있는 전자회사는 전세계적으로 5개밖에 안된다고 들었다』며 『삼성전자도 5개 회사에 포함돼 있으므로 삼성과 기술제휴 해야 우리도 살 수 있다』고 삼성의 기술협력에 깊은 관심을 표시.
이에 삼성측 관계자가 중국과 러시아에 이미 투자하고 있는 사실을 소개하자 김 부총리는 『타국에 투자하기에 앞서 북한에 먼저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의욕」을 과시.
김 부총리 일행은 이어 상품전시장을 둘러본뒤 생산라인 시찰에 나섰는데 가전부문 기술개발에 대한 집중 투자의사를 강하게 피력.
김 부총리는 시찰도중 삼성관계자에게 『남측의 전자·가전기술력이 상당히 우수하다는 것을 해외에서 소문으로 들었다』고 우리의 가전기술 수준을 우회적으로 높이 평가.
김 부총리는 계속해 『반도체를 처음 개발할 때 다른 나라에서 기술을 배웠느냐,자체개발했느냐』 『설비부분은 전적으로 해외에 의존하고 있느냐』 『국산화율이 얼마나 되느냐』는 등의 질문 공세.
○“여 사원 임금 얼마냐”
시찰이 끝나고 김 부총리 일행은 회사구내 VIP 식당에서 한정식으로 점심 식사.
이 자리에서 김 부총리는 김광호 삼성반도체 사장에게 『여사원들의 임금이 얼마나 되느냐』 『반도체 종사자들은 모두 회사근처에 사느냐』고 물어 회사의 복지사정에도 관심.
또 식사에 동석했던 이병성 용인상공회의소 소장이 북측 일행에게 북한의 가전제품 실태를 묻자 한 북측 관계자는 『컬러TV는 연간 1백만대를 만들고 냉장고도 만들지만 모두 내수용이며 VTR는 만들지 못한다』고 대답.
김 부총리는 식사를 끝내고 다음 시찰지인 부평 대우자동차공장으로 떠나기에 앞서 기념 촬영. 또 방명록에 「기념,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정무원 부총리 김달현,1992·7·20」이라고 서명.
○…삼성전자 기흥공장을 떠나 이날 하오 2시20분께 인천 북구 갈산동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에 도착한 김 부총리 일행은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과 김태구 대우자동차 사장의 영잡을 받았다.
이들은 본관 1층 대강당에서 20분간 대우그룹을 소개하는 홍보슬라이드를 관람한뒤 40여분간 생산라인을 돌아봤다.
이날 안내는 김우중회장이 직접 맡았는데 엔진·차체·조립공장을 안내받은 김 부총리는 공장규모와 생산능력 등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김 부총리는 자동차공장 시찰에 앞서 회사 방명록에 이름을 쓰고 『대우와 삼천리회사(북한)가 협력을 강화하자』는 내용을 덧붙여 대우와 북한측과 돈독한 관계를 확인시켜 주었다.
김 부총리 일행은 공장시찰중 안내하는 대우측 임원들에게 『공장이 대단하다』고 격찬하고 『그런데 왜 공장에 사람들이 안 보이냐』고 의아심을 표명.
이에 대해 대우측 안내자가 『모든 작업을 컴퓨터와 기계가 자동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자 김 부총리 일행들은 다소 놀랍다는 표정을 지으며 감탄.
○중장비부문 큰 관심
김우중회장과 함께 이날 하오 4시께 인천 동구 만석동 대우중공업에 도착한 김 부총리 일행은 공장 현장에서 이경훈사장으로부터 염성태 노조위원장을 소개받고 반갑게 악수를 나누었다.
이들은 회사설명·지게차·굴삭기·주물·엔진 등 4개 라인을 1시간40여분간 시찰.
특히 삼천리총회사 정운업총사장은 조립중인 굴삭기를 살피며 중장비부문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경제인 역할 다하자”
○…63빌딩에서 열린 경제 5단체장 주최 환영만찬에서 김 부총리는 인사말을 통해 『남북 경협을 추진하려는 염원을 갖고 서울을 방문했다』며 『남북 경협 정상화를 위한 경제인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방문목적을 다시 강조.
김 부총리는 만찬 분위기가 무르익자 『이제부터는 대한민국이나 조선인민민주주의 공화국 구분없이 코리아로 부르자』며 『코리아의 번영을 위해 건배』를 선창.
김 부총리는 63빌딩에 도착,58층의 만찬장으로 향하기에 앞서 지하의 상가를 둘러보고 수족관에서 돌고래쇼 등을 관람한후 63층의 전망대로 올라가 서울의 전경을 망원경으로 살피기도.
○…김상하 대한상의 회장은 만찬장에서 경제 5단체장을 대표,김 부총리 일행에게 『여러분은 경제분야에서 깊은 지식을 갖춘 만큼 이번 방문이 서로의 경제실상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남북경제협력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인사.
만찬이 끝난후 김 회장은 김 부총리에게 순금으로 된 행운의 열쇠를,기타 북측 참석자에겐 약 20만원 상당의 금목걸이를 각각 선물했으며 김 부총리도 우리측 참석자 전원에게 청자 1점을 선물.
당초 하오 7시부터 9시까지로 예정됐던 이날 만찬은 1시간이나 더 걸려 끝났는데 한 참석자는 『분위기가 좋은 나머지 술잔을 몇번 더 돌리느라 늦었다』고 전언.
○…김 부총리는 김 상의 회장의 소개로 만찬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다 박종근 노총 위원장에게 『오늘 공장 시찰을 가보니 노조위원장 이라고 있더라』고 말하자 박 위원장은 『우리 사회에서는 노조가 상호이견을 토의,협조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대답.
○…이날 하오 63빌딩에서 열린 경제 5단체장 주최 만찬에는 김 부총리 등 북한측 방문단 8명과 우리측의 유창순 전국경제인 연합회장 김상하 대한상의회장 이동찬 경영자총연합회장 박용학 한국무역협회장 한호선 농협중앙회장 박상규 중소기협중앙회장 한갑수 경제기획원차관 박종근 한국노총 위원장 천성순 한국과학기술원장 김철수 대한무역진흥공사 사장 유장희 대외경제정책 연구원장 김대영 산업연구원장 이회성 에너지경제연구원장 김동학 한국자원연구소장 김태연 경제기획원 대외경제조정실장 송희연 한국개발연구원장 등 모두 27명이 참석.<김경철·정희경기자>김경철·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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