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혜관세·적용 품목주의제/각국 이해조정 열쇠… 남사분쟁도 논의【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연합) 6개국 외무장관 회담이 21일부터 사흘간 마닐라에서 열린다.
이번 회담에서는 아시아 자유무역지대(AFTA) 창설에 따른 공통효율특혜관세(CEPT) 등 세부실천 계획수립과 현재 지역안보 현안으로 등장한 스프래틀리군도(남사군도) 분쟁에 대한 해결책 모색이 핵심의제로 올라 있다.
이번 회담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최근 AFTA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과연 내년 1월부터 점진적으로 시행하게 돼있는 CEPT의 적용품목과 관세율 인하폭 등 구체적 실행안에 과연 합의할 수 있을 것인가 이다.
아세안은 지난 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향후 15년에 걸쳐 AFTA를 창설한다는데 굳게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 4월의 유혈사태 발생 등으로 정정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태국의 태도가 부정적인데다 각국 기업인들은 CEPT 시행으로 자신들이 입게될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각국 기업은 정부당국에 서로 자기 품목을 제외시켜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AFTA의 실현이 당초 예정보다 지연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다.
유혈시위 사태를 치른 태국의 한 고위관리는 이달초 『태국산업은 아직 아세안으로부터의 수입상품과 경쟁할만한 준비가 돼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가 CEPT 계획에 따라 아세안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할 경우 태국은 외국상품으로 홍수사태를 빚게 될 것』이라며 노골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수친다 사임으로 총리직에 다시 앉은 아난드 판야라춘 태국 총리도 AFTA의 진행속도가 당초 계획보다 늦춰져야 한다는 태도변화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아세안내서 상대적으로 산업경쟁력이 떨어지는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의 기업인들은 경쟁 수입품목의 관세를 인하하지 말라고 정부당국에 강력히 로비하고 있다.
이러한 부정적 상황에도 불구,정치관측통들은 이번 회담에서 아세안 각국은 이견을 수용해가며 AFTA 계획을 밀어붙이자는데 합의할 것으로 예상한다.
인도네시아의 후드하르모모 부통령은 『최근 자카르타에서 아세안상공국 관계자가 회의를 갖고 새로운 관세조정안을 준비한 것으로 안다. AFTA는 당초 계획대로 추진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관리들도 AFTA 계획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으나 이번 회담이 잘 진척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필리핀의 망글라푸스 외무장관은 『아세안 기업인의 회의적 반응은 무역장벽이 철폐될 때 야기될지 모를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때문이지만 AFTA는 결국 호혜를 안겨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태국이 과연 어떤 입장을 취하게 될지가 주목된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는 현재 지역분쟁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스프래틀리군도 문제도 협의,이해 당사국들에게 공동개발 등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선언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담에는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의 외무장관이 옵서버로 참석하고 있다.
이 회담에는 베트남과 라오스가 아세안 우호협력조약에 서명,아세안 회원으로 가입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또한 이 회담후에는 아세안의 대화파트너인 한국을 비롯,미국 호주 캐나다 유럽공동체(EC) 일본 뉴질랜드 등과 함께 「아세안 각료회담」을 열어 냉전 종식후에 야기된 이 지역에서의 힘의 공백상태 등 지역안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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