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의 아내 힐러리/날카로운 이미지의 현대 여성/예일법대 수석졸업 변호사… 정치집념 대단/「제2의 재클린 케네디」 여부 “관심”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빌 클린턴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그의 부인 힐러리 여사(44)에 대한 미국 언론의 관심도 함께 고조되고 있다.
특히 현 백악관의 안주인인 바버라 부시 여사가 전통적 사정주부의 표상으로 역대 퍼스트레이디 가운제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에서 힐러리 여사의 일거수 일투족에 대한 관심은 날로 증폭되고 있다.
우선 성격면에서 바버라와 힐러리는 무척 대조적이다. 남편 부시 대통령과 다섯자녀를 묵묵히 내조하며 전통적 가정의 가치에 충실한 바버라 여사와 달리 힐러리는 야무지고 분명하게 자신을 표현해내는 진취적 현대여성의 전형이다.
여성의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주장하며 관습을 무시한채 결혼한 뒤에도 오랫동안 남편의 성을 따르지 않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남편 클린턴과 보다 원숙하고 친밀한 부부생활을 위해 슬하에 1녀(첼시아·12세)만을 두고 가족계획을 엄격히 실천했을 정도다.
때문에 미 정계에서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 공화당진보 민주당」의 대조적 성향을 대변하는 것이 부시클린턴의 대결이 아니라 바버라힐러리의 장외투쟁이라는 농감까지 나돌고 있다.
이를 설명하듯 힐러리의 정치적 열망은 대단하다. 클린턴이 선거 초기 뉴햄프셔주 예비선거 도중 여성스캔들에 휘말려 낙마할 위기에 처했을때도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 그를 믿기 때문이다』라고 태연히 받아들인뒤 오히려 『부시 대통령의 혼외정사 사건은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되받아쳐 적잖은 파문을 일으켰었다.
반드시 남편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그녀의 열정과 집념을 여실히 드러낸 대목이었다.
힐러리의 성장배경도 이런 성격과 무관치 않다 48년 시카고의 상류 가정에서 태어난 그녀는 소녀시절 사상 최초의 여성 우주인이 되는게 꿈이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 미 항공우주국(NASA)으로부터 『여자는 우주항공사가 될 수 없다』는 통보를 받고 목표를 바꾼다. 남녀간 성차별을 철폐하겠다는 일념으로 명문 예일대 법대에 입학한 것이다.
클린턴을 만나게 된 계기도 예일 법대시절이었다. 월남참전 반대 및 히피문화가 한창이던 60년대 중반 법대학보 편집장을 맡으면서 좌익성향의 글을 써 동료들의 반체제 성향을 대변하기도 했었던 힐러리는 같은 학과 두살 위인 클린턴을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졌다. 비록 의붓 아버지의 학대를 받으며 어렵게 성장한 클린턴이지만 그에게 정치가로서의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프러포즈를 먼저 한쪽도 힐러리였다.
힐러리는 예일 법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변호사 자격을 획득한뒤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해왔다.
클린턴의 대선가도 질부에서도 그녀의 도움과 영향력은 크다. 그녀 자신은 부인하고 있지만 클린턴의 러닝메이트 지명에도 힐러리가 천거과정에 직접 관여했다는게 현지 언론의 보도다. 즉 클린턴이 이번 대선 경선자인 보브 케리 상원의원을 처음 부통령 후보로 지목했었으나 힐러리가 강력히 비토해 결국 앨 고어가 러닝메이트로 낙착됐다는 후문.
이같은 힐러리의 지나친 간섭과 정치참여 때문에 클린턴 선거진영에선 그녀에 대한 일반 여론의 향배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바버라 여사가 후덕한 할머니상으로 대중에게 부담감 없이 어필하는 반면 힐러리는 냉정하고 빈틈이 없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인상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11일 뉴욕타임즈지와 CBS방송이 공동조사한 그녀의 이미지에 대한 평가는 이를 잘 반영한다. 이 조사에서 대체적으로 그녀에게 친근감을 표시한 응답자들은 29%에 불과해 바버라의 77%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클린턴 진영은 최근 민주 전당대회서 힐러리의 이런 날카로운 이미지를 바꿔보기 위해 안간힘을 썼었다.
전당대회서 힐러리가 의도적으로 말수를 줄이고 되도록 많이 웃는 한편 안경 대신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게한 것 등은 그 좋은 예이다.
능수능란한 화술과 세련된 매너 그리고 뛰어난 외모를 겸비한 힐러리가 40대의 젊은 나이로 「제2의 재클린 케네디」 신화를 창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이상원기자>이상원기자>
◎고어의 아내 티퍼/퇴폐가요 추방운동 「유명인사」/유해환경서 어린이 보호에 정열/6년간 기자경험 “조용한 행동파”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빌 클린턴 아칸소주지사가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앨 고어 상원의원이 한 유명인을 대동하고 대선 정국에 정식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고어 의원을 따라 클린턴 진영에 편입된 유명인사란 바로 신문사 사진기자 출신인 그의 아내 티퍼 고어.
다음달이면 44세가 되는 티퍼는 지난 85년,음란하고 폭력적인 대중음악 가사를 추방하자는 캠페인을 주도하면서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어린이들의 정서를 해치는 퇴폐적인 저질가요를 정화하기 위해 「페어런츠 뮤직 리소스 센터」라는 단체까지 조직한 티퍼는 끈질긴 노력으로 결국 대중 음악계를 굴복시켰다. 저질스럽거나 선정적인 노랫말이 수록된 음반에는 표지에 이를 명시하겠다는 약속을 레코드 제작사들로부터 얻어낸 것. 이 단체가 청소년에게 유해한 가사를 취입했다고 지적한 가수중에는 시나이스턴,신디로퍼,프린스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바로 이런 인연때문에 감정이 상하게된 대중 가용계 인사들은 그녀에게 「문화테러리스트」라는 꼬리표를 달아놓았다.
고어와의 사이에 4명의 자녀를 둔 티퍼는 해로운 환경에 처한 어린이들을 보호하는데 남다른 정열을 보인다. 87년에 출판된 「X등급 사회에서 PG등급의 어린이를 키우려면」이라는 그녀의 저서가 적지않은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티퍼 고어라는 이름은 다시 일반의 주목을 받았다.
88년 남편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을 때를 포함해 모두 일곱 차례나 유권자들 앞에서 사생활이 발가벗기워졌던 그녀는 마리화나를 피워본 경험이 있다고 털어놓아 정가에 자그만한 충격을 던지기도 했다.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태어난 티퍼는 보스턴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한후 1970년 고어와 결혼했으며 6년간 지방신문 사진기자로 활동했다. 76년 남편이 연방하원에 진출한 이후 티퍼는 어린이들이 TV폭력에 노출된 정도를 캐내기 위해 의원부인으로 구성된 특별조사단을 조직했으며 무주택 빈민을 위해 꾸준히 활동하는 등 「조용안 행동파」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유에스에이투데이=본사특약>유에스에이투데이=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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