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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개최국 긍지 지켜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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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개최국 긍지 지켜라(사설)

입력
1992.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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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꽃」이라고 불리는 스페인의 천년고도 바르셀로나가 세계를 부른다. 온 세계의 젊음이 이 부름에 화답하고 올림픽 광장으로 달려 간다. 4년마다 열리는 지구인의 큰 잔치가 드디어 오는 25일 장엄하게 개막된다. 그날부터 16일동안 온 세상은 바르셀로나와 함께 호흡할 것이다.목표는 금메달 12개,세계 4위,굳건한 결의로 우리 선수단이 18일 아침장도에 올랐다. 국민의 기대와 관심도 이제 서서히 끓어 오르기 시작한다. 바르셀로나에 내린 우리 대표단에게 사족같은 당부의 말을 한마디 전하고자 한다. 서울올림픽 개최국의 영광과 긍지를 끝까지 지켜 달라는 것뿐이다. 내세운 목표의 달성 못잖게 이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올림픽은 단순히 승패를 겨뤄 국위를 선양하는 마당이 아니다. 메달 얻기와 순위에 앞서 스포츠정신의 발현이 찬사를 받고 고귀하게 평가 받는다. 최선의 패배는 정당한 승리와 맞먹는다. 우리는 올림픽에서 이러한 스포츠맨십의 총화를 보고 배우게 된다. 세계가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은 세계가 하나임을 과시하고 영원한 평화와 전진을 과시하기 위함이 아닌가. 올림픽 정신의 숭고함을 지키는 것이 곧 성공의 첫걸음임을 다시 깨닫는다.

서울올림픽은 근대올림픽의 새로운 분기점이었다. 이념대립으로 양분되었던 대화가 정치오염을 깨끗이 탈색하고 합일을 이루었다. 우연이긴 하나,이후 동서의 장벽은 흔적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리하여 「세계는 하나」가 곧 바로 바르셀로나에 이어지게 되었다. 올림픽의 이념은 이제야 정상궤도에 다시 오른 셈이다.

우리는 장도에 오른 한국선수단에 몇가지 당부를 전한다. 올림픽 개최국의 자부심을 바탕으로 참가 경기에서 각종 부수행사에 이르기까지 정정당당하게 대처해 달라는 것이다. 메달 숫자보다 떳떳한 한국인의 모습을 보여줌이 한층 바람직하다. 스포츠 강국의 위세는 승리만으로 채점되지는 않을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과욕과 무리는 반드시 삼가야 한다.

비록 남북단일팀의 구상은 무산되어 북한도 1백여명이 넘는 대표단을 파견한다고 한다. 금메달 2∼3개를 바라본다고 하나,우리로서는 경쟁의식이 불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두는 바다. 현지 교민들이 벌써 공동응원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은 듣던중 반가운 낭보가 아닐 수 없다. 단일팀이 아니면 공동응원도 좋다. 북경아시아 게임에서 보여준 화합된 열정은 아직까지 감동이 새롭기만 하다.

바르셀로나의 쾌보가 거듭되기를 기대하면서 우리 선수단의 선전에 열렬한 갈채를 아끼지 않으련다.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을 다시 확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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