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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 블로우어 기업비리에 경종/「회사 비윤리성」 내부자가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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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 블로우어 기업비리에 경종/「회사 비윤리성」 내부자가 제보

입력
1992.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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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등 대부분 「내부유출」로 문제화/이미지 실추·심할땐 폐업까지/“인사등 사내민주화 촉진 역할”『환경처지요. 우리 공장에서 공해물질을 그대로 흘려 보내고 있습니다』

『소비자 보호단체입니까. 유효일이 지난 과자를 새로 포장해 시중에 내놓고 있습니다』 최근들어 부쩍 늘어난 제보들이다. 당국이나 소비자단체들은 이들 제보를 근거로 조사에 나서 시정조치를 내리고 고발당한 기업은 아예 문을 닫거나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게 된다.

한 기업의 비밀이나 부정에 대한 제보자는 다름아닌 내부자.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직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 사회적 행동을 그대로 보지 못하고 당국이나 사회단체 언론기관 등에 제보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들어 이같이 호루라기를 불어제끼는 사람,이른바 「휘슬 블로우어(Whistle Blower)」가 크게 늘어나면서 기업윤리가 사내외의 중요한 위험관리 요소로 대두됐다.

지난해 대구 염색단지의 폐수유출 상황이 제보돼 몇몇 회사가 문을 닫았으며 심심찮게 여론화되고 있는 콩나물의 농약검출도 대부분 휘슬 블로우어들의 제보를 통해 외부로 알려진다. 유통기한이 지난 과자류를 다시 포장,시중에 판매된다는 사실도 내부자의 고발이 없으면 쉽게 찾기 어렵다. 최근에 큰 물의를 일으켰던 약품의 이물질 검출사실도 제보가 발단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탈세나 기업범죄 등도 호루라기의 대상이 되고 있다.

휘슬 블로우어는 이처럼 기업의 반사회적 행동이나 반소비자 행동을 감시하기 위해 사회정의에 입각,기업내의 정보를 외부로 알려주는 사람이다.

이같은 현상은 소비자운동이 활발히 일어나고 기업의 윤리를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 보호움직임이 고개를 들었던 70년대 초 일본의 닛산자동차 사건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71년 닛산자동차의 결정적인 부품결함으로 연속적인 사고가 났으나 회사측은 이를 쉬쉬하고 덮어버렸던 일이 있다. 또 다시 사고가 일어나자 닛산 근무자중 한명이 이 사고들의 원인을 규명한 뒤 이를 덮어버리자고 결론내린 회의록을 통째로 언론에 제보했다.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비난여론이 빗발친 것은 물론이다. 닛산은 엄청난 이미지 손상을 입고 뼈 아픈 대가를 치렀다.

휘슬 블로우어의 출현은 따라서 소비자운동을 촉진하고 불량품을 제거하며 기업들로 하여금 기업윤리를 중요시하게 하는 바람직한 기능도 갖고 있다. 이는 또 기업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갈등과 회사에 대한 개인적인 불만의 표출일 수도 있고 사실과 관계없이 상대 기업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기 위해 호루라기를 불수도 있다는 역기능도 동시에 갖고 있다. 신분이 노출되지 않고 개인감정이 개입될 수 있으며 범죄의 수단으로도 이용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당하는 기업입장에서는 그러나 어떤 형태의 제보든 이미지가 실추되고 비싼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안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심한 경우 기업 내부자에 의해 회사의 간판을 내려야 하는 결과도 초래될 수 있다.

기업들은 따라서 기업윤리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채용이나 배치 승진 고과 등 인사관리의 공정성을 유지하고 사내의 불만 요소들을 사전에 방치하는 개방적인 기업문화의 유지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종업원들의 불만이 그대로 한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실질적인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은채 말로만 국민의 기업,고객을 위한 기업,환경보호를 외치는 기업을 휘슬 블로우어가 그냥 놔두지 않는 시대가 온 것이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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