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8년 8월10일,청명한 일요일 오후 스웨덴의 새군함 「바사」호가 스톡홀름에서 첫 항해에 나섰다. 거대하고 화려한 모습을 자랑하던 이 배는 항구를 채 벗어나기도 전에 가라앉아 버렸다. 「돛을 올리고 깃발을 날리더니 그게 전부였다』고 당시의 광경이 묘사됐다. ◆「바사」는 떡갈나무를 자재로 하여 길이 60m 남짓한 규모에 돛을 10개나 달았다. 돛의 넓이가 도합 1만3천평방비트였다니 꽤나 크고 요란스럽게 보였을 것이다. 게다가 청동제 대포를 64문이나 장비했다는데 포신무게만도 70톤이 넘었다니 그보다 못하지 않았을 포탄 등의 무게를 생각하면 가라앉을만도 했다. ◆그로부터 3백33년뒤인 1961년 4월24일 스웨덴 정부는 복잡한 작업끝에 「바사」를 다시 물위로 건져올렸다. 지금은 큰 건물에 그배를 복원해서 갖다놓고 박물관으로 만들어 공개하고 있다. 두꺼운 다갈색 떡갈나무 덩어리들로 건조된 모습은 우람하게 보이지만 관람객들에게 과욕과 졸속의 결과에 대한 본보기로 교훈을 주기도 한다. ◆평소 허다한 일을 졸속으로 처리해서 적지않은 손실을 겪어온 우리의 경우,지난일은 놔두고라도 지금도 너무 서두른다고 여겨지는 일들을 흔히 본다. 남북관계에서 북측의 핵무기 개발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경제협력 진전도 없겠다고 하더니 경협가능성을 타진하는 북측 대표단이 오게되고 우리측 경헙조사단의 방북계획도 진행되는 모양이다. ◆정보사 부지 사기사건은 자금추적도 안끝나고 수배자들이 다 붙잡히지도 않은 상태에서 「배후없다」는 결론이 진작부터 나와있다. 「바사」는 침몰의 상징이었다가 회생의 상장이 되기도 한다. 지금 서둘러대는 일들이 우선은 마무리 모양을 갖출지 모르지만 훗날 언젠가는 어떤 흉한 모습으로 재론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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