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성사보다 합작구상 예상/북 정부차원 교역인정에 큰 뜻북한의 김달현 정부원 부총리 일행의 서울방문은 여러 측면에서 남북관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댜. 당장 어떤 프로젝트에 합의하거나 상담을 성사시킬 가능성은 적지만 북한의 경제관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데는 상당한 효력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인식변화는 장기적으로 남북기본합의서 작성문제·핵사찰 문제 등 남북한의 전반적인 관계개선에 긍정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동복 남북고위급회담 대변인은 16일 김 부총리의 서울방문 배경을 밝히는 자리에서 『김 부총리가 어떤 구체적인 상담이나 합의를 위해 서울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하고 『핵사찰 문제와 남북 기본합의서가 해결되지 않은 마당에 별개의 상담이나 합의를 한다는 것은 우리 정부의 기본 방침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서울을 방문하는 김 부총리 일행의 인적구성이나 이들의 방문지 등을 살펴볼때 정부의 설명대로 김 부총리가 어떤 가시적인 결과를 남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행중 김 부총리 등 3명은 장·차관급의 정무직이고 대외경제 협력추진 위원회 서기장 림대덕 등 3명은 대외경제 관계의 실무자 들이며 나머지 4명은 기술자이거나 남북고위급 회담 실무자들이다. 특히 이들은 김 부총리가 관장하는 부서의 인사들로 남한의 경제실상을 볼 필요가 있는 사람들이다.
김 부총리 일행의 방문지를 살펴보면 경인지역을 비롯,청주 구미 경주 울산 포항 부산 옥포 등 경주를 제외하곤 모두 산업지역이다. 서울에서는 남대문시장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롯데백화점 등 주로 유통시장을 둘러볼 계획이다.
김 부총리 일행으 인적구성이나 이들의 방문지를 보면 김 부총리 일행의 방문목적은 정부관계자의 코멘트대로 「상당히 순수한 목적」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그러나 정부는 물론 국민들은 김 부총리 일행이 남한의 산업시설과 유통체계를 둘러보고 기업체 대표를 포함한 경제계 인사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상당한 성과라고 보고있다. 이들이 경제계 인사들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생산현장의 구체적인 실무를 논의하게 될 것이고 북한의 산업과 연결시켜 남한 기업과의 합작구도들 그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정부는 또 김 부총리 일행이 최영철 부총리겸 통일원장관·최각규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 등 정부고위관리를 만나는 과정에서도 남북관계의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직 결정은 되지 않았지만 김 부총리의 청와대 예방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청와대 예방이 성사될 경우 인식변화의 강도는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한다.
김 부총리 일행이 다양한 계층의 남한 인사들을 만나면서 남북경협을 본격화 하기 위해서는 현재 남북관계에서 최대의 걸림돌이 되고있는 핵사찰 문제의 조기타결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또 그동안의 남북교역에서 민간차원의 교역을 주장해온 북한이 이번에 최각규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의 초청을 받아들였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변화하고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올들어 정부의 교역승인을 받은 남한기업을 교역대상에서 배제,교역확대에 장애요인이 되어왔는데 북한의 대외무역을 총관장하는 김 부총리의 서울방문은 민간차원이 아닌 정부차원의 교역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김 부총리의 서울방문이 실현됨으로써 남북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최 부총리의 평양방문도 조만간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 남북한의 경제관계 최고책임자들이 오고 간다는 것은 그만큼 경협확대의 공통분모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은 상당한 사일의 경과를 전제했을때 성립될 수 있는 것이다. 가시적인 성과에 급급해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이제 겨우 변화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북한의 태도를 자칫 경직시키게될 우려가 없지 않다.
정부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거두려 성급하게 나서지 말고 김 부총리 일행이 서울을 다녀간뒤 북한 당국 내부에서 확실한 변화가 나올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할 것이다.<방민준기자>방민준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