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사장 “매입 전과정 인지”/윤 상무 통해 보고받아/사법처리는 않을듯/검찰,내주초 수사결과 발표예정정보사부지 매매사기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이명재 부장검사)는 16일 자수한 명화건설 회장 김인수씨(40)를 철야조사한 끝에 김씨가 구속된 전 합참 군사자료과장 김영호씨(52),명화건설 직원 신준수씨(57) 등과 짜고 불하가 불가능한 정보사부지를 불하받게 해주겠다고 속여 정명우·정건중·정영진씨 등 정씨 일당으로부터 30억원을 받아챙긴 사실을 확인,17일 김씨를 사기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검찰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곽수열(45) 박삼화씨(39)와 함께 신준수·임환종씨(52)도 추가로 공개 수배했다.★관련기사 22면
검찰은 일단 이번 사건이 정씨 일당과 김영호·김인수씨 일당에 의한 2단계 사기극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으나 아직 주요인물들이 검거되지 않았고 4백73억여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의 행방을 쫓는데 시간이 걸림에 따라 다음주초께나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날 김인수씨가 회장으로 있는 명화건설 사무실의 디스켓에서 김영호씨가 지난 4월 위조,정건중씨에게 건네줬던 정보사부지 이전 합의각서의 원안이 발견됨에 따라 두 김씨를 대질시켜 정확한 공모경위를 철야 조사했다.
검찰 조사결과 김영호,임환종씨가 이 합의각서 초안을 작성하고 김인수씨가 워드프로세서로 문건을 작성한뒤 김영호씨가 다시 국방부장관 고무인을 날인해 완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명재 부장검사는 『이번 사건은 김영호씨를 정점으로 모여든 곽수열·김인수·신준수·민영춘씨 등 4명의 부동산 전문사기꾼들이 정밀한 역할분담으로 공모한 사기극』이라며 『이 과정에서 김인수씨가 김영호씨와 함께 핵심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검찰은 제일생명 하영기사장(66)을 15일 소환,철야조사해 하 사장이 88년 9월 윤성식상무(51)에게 사옥부지 매입을 지시한뒤 지난해 12월 하순께 정보사부지 3천평의 매수를 추진하겠다는 보고를 받고 승낙했으며 지난 5월30일 매매약정을 내부적으로 해지 할 때까지 비자금 조성계획 등 전 과정을 보고받아 알고 있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검찰은 그러나 하 사장이 『보고만 받고 묵인했을 뿐 적극 추진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함에 따라 사법처리는 할 수 없다고 판단,이날 상오 하 사장을 귀가 조치했다.
한편 검찰은 국방부가 이번 사건을 지난 5월부터 알고 있었으면서도 왜 수사에 나서지 않았느냐는 의혹에 대해 『따로 조사해온 바는 없지만 국방부측 조사결과와 윤 상무의 검찰 진술내용에 비춰보면 큰 의혹이 있을 수 없다고 보인다』며 『윤 상무 등을 상대로 이 부분을 더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 합동조사단(단장 김영덕준장)은 『지난 6월8일 하오 6시30분께 김오기소령(42·합조단 수사1과)으로부터 제보내용을 구두로 보고받은뒤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9일 상오 김 소령 등 수사관 3명을 윤 상무에게 보내 진술을 들었다』고 발표했으나 윤 상무는 검찰에서 『6월9일 김 소령 등이 찾아왔고 다음날 합조단에서 오라고 해 국방부에 들어갔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김 소령은 윤 상무와 형님 동생처럼 전부터 잘 알던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건 초기부터 모든 사실을 윤 상무로부터 들어 알았으면서도 조사를 고의로 미루어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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