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갈등·3D현상 팽배에 기업인식도 퇴색/높은 불량률·생산성 저하등 경쟁력하락 부채질/90년대에 맞는 새 「품질경영」운동 펴야70년대를 전후해 불길처럼 타올랐던 품질관리(QC,Quality Controll)운동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생산현장에서 품질향상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짜내던 그 많은 분임조들도 이름뿐 거의 활동을 중지한 상태다.
품질관리에 대한 이같은 급격한 관심퇴조는 상품의 불량률을 높이고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우리상품의 경쟁력 하락을 부채질하고 세계시장에서 우리 상품이 내몰리는 사태를 일으켰다.
우리경제의 고도성장과 수출증대에 지대한 공헌을 했던 품질관리 운동이 왜 이처럼 맥없이 와해되고 말았는가.
이에 대해 공업진흥청은 80년대 이후 민주화 개방화 과정에서 생산현장 근로자들의 다양한 욕구가 분출되면서 노사갈등이 심화되고,위험하고 더럽고 어려운 일을 기피하는 이른바 3D현상이 팽배,근로자 스스로 품질관리에 대한 인식이 퇴색하기도 했지만 기업들이 70년대와는 모든 여건이 달라졌는데도 70년대의 품질관리 방법을 그대로 답습하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즉 고임금 구인난 등으로 기업여건이 달라졌고 생산방식도 소품종 다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로 전환,종전의 QC모델로는 품질개선 활동의 실천주체인 분임조 활동의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고 기업차원에서의 경쟁력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경제여건의 변화에 따라 공업진흥청은 90년대의 급격한 산업여건의 변화와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종래의 생산현장 관리통제 위주의 품질관리에서 벗어나 기업내 전계층이 최고 경영자의 경영철학과 품질향상 방침에 따라 품질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개발 및 설계단계에서부터 판매단계에 이르기까지 전부문이 함께 참여하는 고객지향적 품질경영(QM,Quality Management)체제로 전환,우리 산업의 품질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최근 세계 각국이 ISO(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9000이라는 국제품질보증체제를 도입,이를 상호인증 해주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품질에 대한 획기적인 체제변화 없이는 세계시장에서 우리 상품이 경쟁할 수 없게 되게 돼있다. EC(유럽공동체)의 경우 EC통합과 함께 ISO 품질인증제를 도입할 것이 확실시 되어 이 품질인증을 받지 못한 우리 상품은 발디디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없지않다.
최근 급격하게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기업들의 품질과 생산성에 대한 인식이 되살아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상품의 국제경쟁력은 아주 낮은 실정이다. 공산품의 수출검사 불합격률은 지난해 5.3%에서 올 상반기에는 4.3%로 다소 개선되기는 했지만 지난 88년의 3.1%에는 크게 못미치고 있다.
특히 주요 부품의 불량률이 높아 완제품 경쟁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고 있는데 컬러TV 브라운관의 경우 불량률이 0.002%로 일본의 2배나 되고 브레이크 부품도 불량률이 0.02%로 역시 일본의 2배다. 자동차 조립공정에서 라인을 세우지 않고 조립하는 직행률은 일본의 95%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75%에 불과하고 1인당 생산대수도 일본이 43대이나 우리나라는 18대에 지나지 않는다.
공업진흥청은 수출상품의 경쟁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불량률을 최소화하기 위해 품질관리운동을 대체할 수 있는 품질경영(QC)체제를 전산업체에 확산시키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제7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 끝나는 96년까지 ISO 9000시리즈를 보급하는 한편 종업원 50인 이상인 산업체에 품질경영 분임조를 조직하기로 했다. 또 품질경영 혁신이 제조업 경쟁력 강화의 핵심적인 실천수단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내년부터 금융 세제 등 기존의 지원제도를 QM활동과 연계시키고 KS나 형식승인 등 각종 인허가도 QM활동을 전제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한국공업표준협회에 설립된 품질경영연구소의 기능 강화도 최신 선진 품질경영기법을 도입,전산업체에 보급할 계획이다.
신국환 공업진흥청장은 『정부 기업 근로자 모두가 합심하여 「다시 시작한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일때 품질경영 혁신운동이 확산,허약해진 제조업 경쟁력을 복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방민준기자>방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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