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조카… 당·정·의회 요직 두루맡아/영어 능통 학자풍… 국제회의등 잦은 외유북한의 김달현 정무원 부총리겸 대외경제위원장(51)은 대외 경협업무를 도맡아온 북한 개방파의 리더로 알려져 있다.
김일성의 5촌 조카로 김정일보다 한살 위인 김 부총리는 30대에 이미 과학원 부원장을 역임할 정도로 현재 북한의 당·정·의회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50대 신진세력의 하나인 전문 기술관료 출신이다.
41년 1월 함경북도에서 출생했으며 북한에서 몇 안되는 알바니아 국제관계 대학을 졸업한 인텔리.
정부의 경제담당 부총리겸 정무원 산하 대외경제위원장직 외에 무역부장도 겸임하고 있으며 당에서는 중앙위원으로 서열 34위,의회에서는 지난 82년 제7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선출된뒤 지금까지 연임하고 있다. 이밖에도 화학 및 경공업위원회 위원장(87년)과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88년)에 이어 88년 9월부터는 국제합영총회사 이사장에 선출되는 등 북한 경제부문의 핵심요직을 두루 거치거나 맡고 있다.
정무원 부총리로 발탁된 것은 지난 90년 5월.
79년 아시아·태평양 과학자대회에 북한 대표로 참석한 것을 비롯,90년 10월에는 쿠바를 방문해 카스트로 대통령을 면담했고 다시 91년 6월에는 필리핀을 방문,당시 코라손 아키노 대통령과 국교수립과 관련된 양국의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등 경협을 포함한 대외관계 협력사업을 도맡아왔다.
올해들어서도 지난 3월 중순 북한 경제대표단을 이끌고 이집트를 방문한데 이어 최근 리비아를 방문했고 지난달 19일부터 23일까지는 테헤란에서 열린 77그룹 제7차 각료회의에 참석하는 등 대외적인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통일교의 문선명 교주를 자신의 명의로 초청,윤기복 조평통 부위원장에 이어 연쇄회담을 가졌고 문 교주의 김일성주석 면담때도 배석,경협문제를 언급했었다.
김 부총리는 북한의 당정 고위간부들에게서 흔히 느껴지는 관료주의 냄새가 전혀 배어있지 않은 온순한 학자풍의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빈번한 국제회의 참석 등 대외업무를 오랫동안 맡아와 외국 인사들과 만났을때도 주체사상이나 혁명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북한내에서 보기드문 온건 현실주의자이기도 하다.
경제분야에서의 실력외에도 다방면에 풍부한 지식을 갖춘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영어에도 능통하다는 것.
그가 맡은 업무의 성격과 비중 때문에 우리측에는 일찍부터 관심의 대상으로 부상했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평양 고위급 회담때는 우리측 취재기자들과 인터뷰를 갖기도 했었다.
그는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방북시에도 남북 경협논의의 실질적 파트너였고 이번 서울방문의 계기가 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지난 1월 방북도 그의 초청형식으로 이루어졌으며 김 회장의 김일성 면담에도 배석했다. 김 회장과 김 부총리는 이때 남북 경협논의 재개의 물꼬를 튼뒤 지난달 모스크바에서 다시 만나 시베리아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남북 관통건설 등 구체적인 경협방안을 논의했다.
김 부총리는 대외개방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북한 내부사정에다 김일성의 친척이라는 점까지 감안할 때 외부의 북한문제 전문가들로부터 장래의 북한총리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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