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정보사땅 사기수사 이모저모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정보사땅 사기수사 이모저모

입력
1992.07.16 00:00
0 0

◎“진성어음” 하루 6차례나 발표… “갸우뚱”/설득력 잃은 브리핑… 의혹만 증폭/“단순사기” 강조하며 계약서 원본 공개거절/김영호 “나는 봉이 김선달보다 더한 놈” 자평○“빨리 불하 받으려고”

○…검찰은 14일 하오 9시께 제일생명 윤성식상무가 성무건설 사장 정영진씨측에 맡긴 약속어음이 당초 발표한 견질어음이 아닌 유통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히며 배후의혹설의 한꺼풀을 벗겼다는 듯 『이젠 이번 사건을 단순 사기로 믿어달라』고 당부.

한 관계자는 『검찰도 처음 제일생명이 왜 정씨 일당에게 유통이 쉽도록 어음을 분할해 줬는지가 의혹이었다』며 『국방부의 비위를 맞춰 하루빨리 정보사부지를 불하받으려한 제일생명측의 조급함이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

그러나 윤 상무가 진성어음을 분할발행,사실상 중도금까지 지급했다면 『당초 제일생명측이 유통이 안되는 견질어음을 끊어준 상황에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거래에 뛰어들었다』고 한 검찰의 설명이 설득력을 잃어 제일생명측이 무엇을 믿고 거래에 확신을 갖게 됐는지가 여전히 의문.

○“법정에서 증거 공개”

○…서울지검 특수1부는 15일에도 여섯차례나 제일생명이 성무건설 회장 정건중씨와의 부지매매 약정·계약체결 과정에서 지급한 어음이 견질어음이 아닌 유통을 전제로 한 것이었음을 기자들에게 밝히면서도 계약서 원본 공개는 거절.

검찰은 『이번 사건이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수사진전 상황을 널리 알리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수사기밀주의를 원칙으로 한 검찰이 수사상황을 일일이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법정에서 모든 증거서류 등을 공개하겠다』는 답변으로 대신.

○…이 사건의 중간고리 이상의 역할을 한 수배자 김인수 곽수열 임환종 박삼화씨 등 4명의 검거가 늦어지자 검찰은 내심 초조한 표정.

검찰은 수사관 30여명으로 검거전담반을 편성,이들을 쫓고 있으나 하루의 시차를 두고 이들의 도피경로만 추적·확인하고 있는 실정.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들이 빠른 시일내 검거되지 않는 한 수사도 장기화될 공산이 크다』며 한숨.

○김청암 가명까지 사용

○…전 합참자료과장 김영호씨는 정보사 부지 매각사기 외에도 2차례나 더 정씨 일당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와 관련,검찰은 『김씨가 이번 사건 진행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강조.

김씨는 지난 1월 『안양시 석수동 소재 군부대 주둔지를 불하받게 해주겠다』며 정씨 일당을 속였으며 지난 5월4일에는 정보사부지 매매문제와 관련,정씨 등으로부터 계약이행을 독촉받자 「김청암」이라는 가명까지 사용해가며 사기행각을 벌였다는 것.

김씨를 수사하고 있는 한 수사관은 『김씨가 조사과정에서 「나는 봉이 김선달보다 더한 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귀띔.

○…제일생명이 지난 2월 중도금 및 잔금조로 교부한 4백30억원의 어음을 정씨 일당이 마음대로 돌린 사실을 알고 지난 5월3일 구두로 계약해지 통지를 하자 정씨 등은 윤 상무가 게약과정에서 회사돈 8억원을 가로챈 사실 등을 들먹이며 『마음을 굳게 먹으라』고 협박까지 했다는 것.

윤 상무는 검찰에서 『정씨 일당을 소개해 준 박삼화씨도 「남자가 칼을 한번 뽑았으면 찔러보기라도 해야지 대학까지 나온 사람의 마음이 왜 그렇게 약하냐」면서 비아냥 거렸다』고 진술.

○사기꾼에 놀아난 회사

○…검찰은 15일 제일생명이 정보사부지 매매 사기사건 이전에도 사옥부지 매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토지브로커들에게 여러차례 사기당할뻔 했던 사례들을 들며 『알고보니 제일생명은 순전히 사기꾼들에게 놀아난 회사였다』고 혹평.

○…검찰은 자금행방 추적이 검찰수사진 만으로는 벅차자 지난 12일부터 14일 사이 은행감독원 검사국 직원 12명을 초빙,실무지원을 받았다.

한 관계자는 『은행감독원 직원이 검찰청사까지 나와 수사에 동참하기는 검찰 사상 처음』이라며 『돈액수가 엄청난데다 돈세탁과정이 복잡해 자금행방 찾기가 정말 어렵다』고 실토.

○“사법처리 어려운 일”

○…검찰은 제일생명 하영기사장의 사법처리 문제에 대해 14일에는 『하 사장이 부인할 수 없도록 관련자료를 수집하고 있다』며 단단한 결의를 보였으나 15일에는 『하 사장이 이 사건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은 밝혀내더라도 범법사실 확인까지는 힘들 것 같다』고 후퇴.

검찰은 하 사장이 지난 9일의 1차 소환조사때 강력히 부인했던 정보사부지 매입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음이 확인돼도 비자금을 마련,개인용도로 사용하려한 뚜렷한 범법사실이 드러나지 않으면 사법처리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입장. 한편 하 사장의 재소환 시간을 묻는 기자들에게 검찰은 15일 상오 『아직 내부 의견조정이 안됐으니 좀 기다려 달라며 발표를 미루다 상오 9시55분께 이날 하오 3시임을 알려 재소환 등 수사방침을 싸고 고심한 흔적이 역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