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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평화회담에 “촉진제”/점령지 반환문제에 융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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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평화회담에 “촉진제”/점령지 반환문제에 융통성

입력
1992.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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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노리는 부시 “적극 자세”/「불신의 늪」 깊어 아랍권선 냉담13일 이스라엘 총리로 취임한 이츠하크 라빈의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방문과 이들 국가원수의 이스라엘 방문 초청제의는 중동평화회담에 임하는 이스라엘의 기본입장이나 라빈 새총리의 적극적인 평화협상자세 등에 비추어볼때 이미 예상됐던 수순가운데 하나이다.

하지만 라빈이 물러난 이츠하크 샤미르 전총리와는 달리 평화회담의 걸림돌이 돼왔던 점령지 반환문제에 융통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주도권을 쥐기위한 전공세의 차원으로 해석할 수만은 없다. 더욱이 부시 미국대통령이 라빈을 8월초 자신의 별장으로 초청하고 베이커 국무장관이 다음주 중동순방에 나서는 등 미국이 중동의 평화만들기에 다시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어서 라빈의 제의는 중동평화회담을 촉진하는 자극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0월 미국의 주도로 마드리드에서 처음 시작한 중동평화회담이 지금까지 아무런 진전을 보지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진 가장 큰 이유는 이스라엘이 67년 6일전쟁 당시 점령한 영토의 반환문제였다.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은 골란고원과 가자지구 동예루살렘 레바논 남부지역 등을 반환하지않는 한 회담을 진전시킬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반해 이스라엘의 샤미르 정권은 점령지반환 절대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집트와 맺은 형태의 평화조약을 먼저 체결하자고 맞서왔다.

라빈의 제의에 대해 해당아랍국들이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등이 즉각적인 언급을 피하고 유보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같은 사정때문이다. 이들은 이스라엘이 점령지에서 철수할 것을 촉구한 유엔결의 242호 및 338호의 이행이 앞서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라빈의 등장을 환영하면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불신이 깊이 박힌 이들이 영토반환 약속이 없는한 정상들간의 상호방문이라는 획기적인 형태의 회담을 수용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주변 아랍국들도 라빈의 제의가 기존의 샤미르정권 시절의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다. 라빈이 평화회담의 진전을 최우선 정책목표로 내세우고 있으며 ▲정착촌 건설중단 ▲팔레스타인 자치의 9개월내 실시 ▲점령지반환 가능성 시사에서 보듯 평화회담에 성의를 가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이러한 정황때문에 아랍국들과 이스라엘의 깊은 불신의 늪과 점령지 반환이라는 어려운 쟁점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라빈의 제의가 중동평화회담에 긍적적으로 기여하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동의 평화를 기대하게 하는 또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미국의 자세이다.

샤미르의 완강한 입장에 부딪친 미국은 로마에서 열기로한 다음 회담의 날짜조차 정하지 못한채 애를 태워왔다. 다음달초 부시의 별장에서 있을 미국­이스라엘 정상회담에서는 그간의 불화를 씻고 평화회담의 진전을 위해 두 정상간의 입장차이를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미국은 이스라엘의 점령지 반환을 설득하고 그 대가로 이스라엘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1백억달러 차관보증문제에 성의를 보일것이란 전망이다. 선거를 앞두고 있는 부시로서는 어떻게든 그 전에 눈에 보이는 성과를 도출해내는게 시급한 과제이다.

미국이 라빈으로부터 점령지 반환이라는 양보를 얻어내고 이를 토대로 아랍국들을 설득할 경우 라빈이 제의한 정상간의 상호방문은 예상외로 빨리 이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예루살렘·암만 외신="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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