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의 실상이 너무 형편없이 초라하다. 입만 열면 「선진국 진입이다」 「올림픽을 화려하게 잘 치렀다」고 자랑하던 적이 있었지만,학생대 교수비율·강의실과 실험실습기자재 확보실정·도서관 면적과 장서보유실태·GNP대 공교육비 투자율 등 대학교육의 질을 측정할 수 있는 대학의 핵심교육 여건들을 살펴보면 후진국 수준을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늘 들어서 별로 새삼스러운 사실도 아니지만 1백21개 4년제 대학의 교수 확보실태에 대한 교육부의 집계결과가 또다시 이를 확인시켜 주고 있어,우리 대학들의 현주소를 되돌아보게 된다.
조사결과를 보면 전체 4년제 대학의 평균 교수확보율은 법정기준의 71.4%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24개 국립대학은 그래도 좀 나은 편으로 79.7%였으나,97개 사립대는 평균에 밑가는 68.2%에 그쳤다고 한다. 법정기준을 초과한 대학은 포항공대(1백89%) 한림대(1백40%) 서울대(1백18%)와 가톨릭에서 운영하는 신학대 등 11개 뿐이었다는 것이다.
소위 명문 사학인 연세대(92.1%) 고려대(78.2%) 이화여대(68%)가 아직도 법정기준에 미달이고,전주 우석대(44%) 세종대와 덕성여대가 각각 45%,원주 상지대(50%) 등은 절반수준 이하라고 하니 우리의 대학들이 지금 어디쯤 와 있는가를 웅변하고도 남는다.
이를 교수대 학생비율로 계산해보면 더욱 실망스럽다. 교수 1인당 학생 29명이란 평균비율은 미국대학(1대 10) 일본(1대 9.8) 독일(1대 8.5) 프랑스(1대 13)의 3∼2배가 넘는다.
괜찮다는 서울대도 교수 1인당 학생수가 21.5명이나 된다. 동경대의 1대 9명,옥스퍼드대의 1대 9.6명,캘리포니아공대의 1대 2명과 대비하면 우리 대학교육이 그들 나라의 중·고교 실정에도 못미칠 정도라는 것을 쉽게 알게 된다.
어디 이뿐인가. 학생 1인당 도서관장서수도 8∼10분의 1 수준이다. 학생 1인당 교육비 또한 10∼5분의 1에 그친다. 그렇다고 교수들의 학문적 수준이나 강의 열의가 이들 교육 선진국에 버금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우리가 나은게 있다면 대학 진학열기와 학부모들의 고등교육열 뿐이다. 그래서 우리의 대학들은 실속없이 헛배만 부른 꼴이 되었다.
언제까지 대학을 이 지경으로 놔둔채 보고만 있을 것인가. 국·공립을 위한 공교육비 투자확대를 늘리는 일과 함께 사학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정부가 장·단기적으로 수립해서 실천에 옮겨야 한다. 사학 재단들도 분발해야 한다. 다가오는 21세기의 치열한 국제경쟁속에서 우리가 적자생존하느냐 마느냐하는 관건은 바로 초·중등학교에서의 전인교육 성패여부와 대학교육의 수월성 추구가 얼마나 성공하느냐에 달려있다. 사학재단이나 단위대학교에 맡길 일이 아니다. 국가차원에서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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