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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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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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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오동에 서일필이라 했던가. 지난 1월21일의 후기대 시험지 도난사건은 태산이 진동한 것 만큼이나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그런데 1백72일만에 종결이난 수사와 재판결과는 생쥐 한마리가 기어나오는 것만도 못하게 돼버렸다고 한다. 사건자체가 미궁속으로 꼬리를 감추게 된 것이다. 허망하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검·경 수사력의 한계 때문일까. 범인들의 완전범행 탓일까. 아무리봐도 범행이 완전했기 때문일거라는 생각은 안든다. 경찰이 수사를 착수하면서 너무 쉽게보고 총동수사부터 잘못한게 끝내 사건해결을 못하게 핵심원인이 아닐까해서다. 사건발생 하룻만에 경비원 정계택씨의 단독 범행으로 단정,발표할 때부터 서두른다는 인상이 짙었다. ◆아니나 다를까. 정씨를 진범으로 단정하게끔 정보를 제공한 경비과장 조병술씨를 의심없이 믿었던 경찰은 조씨의 자살로 닭쫓던 개꼴이 됐으니 말이다. 아무리 수사경험이 부족한 지방경찰(부천경찰서)의 수사진이라고 하지만 정씨의 자백을 1백% 믿고 외곬수사만 한 것부터가 실수였다. 수사경찰로서의 기본자세 문제랄 수 있다. ◆사건해결의 결정적 위치에 있던 조씨가 자살한뒤 뛰어든 검찰수사 또한 용빼는 재주가 있었겠는가. 어찌됐든 이 사건은 영구미제의 장속으로 묻히게 됐다. 그것이 남긴 교훈이나 되새겨야 할 것 같다. 첫째는 한날 한시에 수십만명에게 똑같은 문제를 갖고 시험을 치르게 하는 「국가관리대학 입학시험제도」가 뜻밖의 범죄앞에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우리 모두가 잊어서는 안된다. 대학입시를 대학에 넘겨줘야 할 또 하나의 당위라 할만하다. ◆두번째는 시험지 도난사건과 같은 치밀한 범죄를 일반 도범처럼 주먹구구식 수사와 육감수사로 덤벙댔던 검·경수사의 체제와 수사방식의 일대 혁신이 시급하다는 경종이다. 소는 잃었지만 외양간이라도 빨리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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