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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 위협… 내분종식 노려/서유럽동맹,대유고 해상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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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 위협… 내분종식 노려/서유럽동맹,대유고 해상봉쇄

입력
1992.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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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지원속 5·6척 전함동원/유럽안보협과 공동 작전수행【헬싱키=원인성특파원】 서유럽동맹(WEU)이 전함을 동원해 유고에 대한 해상봉쇄를 하기로 한 10일의 결정은 이 기구가 지금까지 유명무실한 존재였다는 점을 감안할때 매우 획기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특히 이 결정이 지역내 평화유지활동 등을 통해 지역집단 안보기구로 성격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유럽안보협력회의(CSCE)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헬싱키에서 WEU 9개국 외무장관들이 긴급회의를 갖고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앞으로 유럽내 안보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유럽공동체(EC)와 나토,WEU,CSCE 등 다양한 기구들이 관계설정과 관련해 하나의 전기가될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유고에 대한 해상봉쇄를 그동안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던 WEU가 나토를 대신해 주도적으로 집행하기로 한것은 유럽의 문제는 유럽이 주도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냉전시대에 바르샤바 조약기구에 대항해 서방의 방위를 맡아왔던 나토는 미국을 포함한 16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비해 WEU는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 9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나토는 미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나 WEU는 미국을 배제한 서유럽 국가들의 독자적인 안보기구로 EC의 군사기구를 자임하고 있다.

소련과 동구 공산주의가 붕괴된 뒤 서방국가들은 새로운 질서에 대응한 기존기구의 역할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다. 미국과 이에 동조하는 영국 등은 나토를 중심축으로 할것을 주장해왔다. 이에 반해 드골정권때 나토에서 일방적으로 군병력을 철수시킨 프랑스는 유럽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해 독일 이탈리아 등의 지원을 얻어 WEU를 유럽의 주요안보기구로 위상을 강화하려고 해왔다.

이번 CSCE 정상회의를 앞두고도 미국과 프랑스는 CSCE의 평화유지활동에 나토가 참여하는 문제를 놓고 끝까지 대립하다 G7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던 뮌헨에서 미테랑의 양보로 합의를 보기도 했다.

10일 상오(현지시간) 헬싱키에서 열린 WEU 외무장관회의에서도 벨기에 등이 먼저 나토와 협의한 뒤 결정하자고 주장해 잠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외무장관들은 해상봉쇄작전을 WEU가 주도하되 나토를 비롯한 동맹국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은 열어 놓았다.

WEU의 해상봉쇄작전은 우선 유엔안보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WEU는 안보리의 위임이 결정되는 대로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항공지원과 최소한 5,6척의 전함을 동원해 아트리아해 오트란트 해협을 봉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곳에 배치된 전함들은 우선 유엔제재가 가해지고 있는 유고로 향하는 목줄에 포진해 선박들의 이동상황을 감시하게 된다.

WEU의 해상봉쇄조치가 이번 CSCE 헬싱키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CSCE의 역할강화방안과 어떤 관련을 맺을 지도 관심거리이다. CSCE는 회의체에 불과했던 기존의 성격을 탈피하고 유럽의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지역안보기구로 발돋움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평화유지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하는 헬싱키 합의서를 10일 채택했다.

정상회담에서는 2차대전 이후 유럽에서 처음으로 일어난 유혈분쟁인 유고사태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으며 부시 미국대통령은 CSCE가 분쟁해결에 적극적으로 역할을 할것을 촉구했다. 그 결과 마련된 CSCE의 평화유지 활동방안은 분쟁지역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해 사태의 평화적해결을 돕도록 하고 있다. 다만 CSCE 평화유지군은 분쟁에 직접 개입해 무력을 사용할 수는 없으며 분쟁당사자들의 동의가 있을때 훈련감독군으로서의 역할을 하게된다.

그러나 WEU의 유고 해상봉쇄 결정은 CSCE의 평화유지활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WEU의 행동이 지난해 이라크에 대한 공격처럼 직접적인 사태개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엔의 대 세르비아 제재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주도권 장악을 위한 공세를 계속 취하고 있는 세르비아를 협상테이블로 끌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있다.

미국 캐나다를 포함해 25개국으로 구성된 CSCE는 이번 정상회담에 세르비아가 주도하는 신유고연방의 참가를 거부했고 오는 10월까지 유고의 회원자격을 잠정적으로 박탈하기로 했다. 또 10일 채택된 합의서에서는 러시아의 반대를 설득해 유고에 공격행위 중단을 촉구하는 비난결의안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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