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언제쯤 열릴까,아니 열기는 열 작정인가」 어떤 자리에서 답답한 질문이 나왔다. 동석한 국회의원의 대답은 이렇다. 「국회가 꼭 열려야 의원활동이 전개되는 것은 아니다. 지역구 활동도 하고 막후 협상으로 바쁘고,하는 일이 많다」 이 말은 물론 반농담이고 허탈스러움을 나타낸 것이다. 다른 사람이 한 마디 거들었다. 「세비는 모두 받았다는데,의원들에겐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은 예외인가」 가시돋친 객설은 이쯤에서 끝났다. ◆국회 열기가 이토록 어려운가. 마지못해 개원식만 갖고 단체장선거 문제로 계속 회기를 허송하고 있다. 여야 협상대표들이 멋쩍은 표정으로 만났다 헤어지기는 하나 좀체 실마리가 잡히지 않는 것 같다. 여당은 야당을 끌어들일 마땅한 카드가 없는 모양이다. 야당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당의 흠집이 커지라고 잔뜩 버티고 있는 형상이다. 말없는 국민은 이 정도는 꿰뚫어보고 있다. ◆정보사땅 사기가 터지자 단체장선거 문제는 어느덧 꼬리를 감추었다. 검찰수사를 못믿는다는듯 야당은 자체 조사를 한다고 팔걷고 뛴다. 국조권 발동이 제기되자 여당은 옳구나 됐다 싶은듯 검토 용의를 밝히고 나섰다. 국회의원과 정당이 하는 일이 꼭 아이들 숨바꼭질 같다. 이러면서 어찌 국정을 다룰지 표를 찍은 유권자들은 혀를 찰 수 밖에 없다. ◆정보사땅 사기를 다루는 정치인들의 말도 맹인 코끼리 다리 만지기를 연상케 한다. 「들은 말도 있고 감이 잡힌다」느니,「사기꾼이 어느 지방사람이니 그 지역 정치인이 수상하다」느니 도무지 수준 이하의 발언을 마구 쏟아낸다. 이렇게 무책임한 소리를 함부로 해도 되는 것인가,의문이 생긴다. ◆너무 성급해도 탈이지만 지나치게 꾸물대는 것도 마땅찮다. 서로가 여론의 눈치를 살핀다고 하나,여론은 뻔하지 않은가. 여론도 좋지만 소신도 있어야 한다. 「빈대 잡으려 초가삼간 태울 수 없다」는 것은 국회에서 나온 말이다. 「하늘 아래 둘도 없는 국회」라고 매도한 고 이승만 전 대통령의 말도 새삼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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