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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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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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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소련의 체제 와해에 따라 두 초강의 대결상황이 해소되고 그래서 미국은 지구 도처에 배치했던 모든 전술핵무기 2천4백기를 철수했다. 그리고 미·러 양국은 핵무기 추가 감축협정을 통해 오는 2003년까지 핵탄두 보유량을 미국 3천5백기,러시아 3천기로 대폭 줄이기로 합의했다. 「탈핵」시대로의 첫 걸음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인류가 핵공포에서 벗어나려면 아직 멀었다. 미국과 구 소련은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피차 상대방의 정치적 경제적 기능을 파멸시키기 위해서는 대체로 1백20개 목표를 핵공격 대상으로 삼았었다. 한 목표에 2발씩 공격한다면 소요량은 2백40발. 실패하는 경우를 감안해서 핵폭탄이나 탄두를 배가하면 4백80발이 된다. 상대방의 이동 핵무기까지 파괴하기 위해 양측은 다시 보유량을 배증하고 소위 「완벽」을 기하기 위해 다시 2배로 늘린 수치가 근 2천발에 달한다. ◆양측은 다시 상대방의 격납고나 기타 핵시설 증가에 대응하고 억지력 강화를 목표로 보유량의 배가를 거듭하다 보니 어느덧 각기 약 2만발이나 갖추기에 이르렀고 이만한 수량이면 상대방을 10회 이상 파멸시킬 만큼 돼버렸다. 실은 이런 무리한 경쟁이 미국의 경제를 멍들게 했고 구 소련의 붕괴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 ◆양측의 핵감축은 실질적 군축이라는 점에서 환영할만 하지만 생각 밖의 문제점들이 생기는 모양이다. 격납고의 해체·핵탄두의 분해 등이 어려운 작업이고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SS18 미사일은 보통건물 12층 높이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로 실질적 파괴가 불가능한 상태라는 것이다. ◆우선은 「군사용」에서 퇴역시키는 선에서 머물든가 우주선 발사용으로 개조,전용하는 방법 등이 거론된다고 한다. 러시아의 군사시설 이동수단도 서방측 기준으로 보아선 너무 엉성해서 위험물질의 행방파악도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된다. 「탈핵」으로 가는 길이 핵무장에 못지않게 어려움을 뒤늦게 알게 된다. 핵개발을 서두르는 북측이 눈여겨 보도록 일깨울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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