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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 대북접경 단동 압록강까지/한중 체포·압송과정 석연치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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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 대북접경 단동 압록강까지/한중 체포·압송과정 석연치않아

입력
1992.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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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기도설 「배후은폐용」 추측도정보사부지 매매사기사건으로 해외도피중이던 전 합참군사연구실 자료과장 김영호씨(52)가 5일 수사당국의 이례적인 체포작전에 의해 서울로 압송되면서 김씨의 도피행각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안기부는 김씨를 미수교국인 중국에까지 들어가 압송해온 이유에 대해 주요군사기밀을 알고 있는 김씨의 월북을 저지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11일 홍콩으로 출국,도피생활을 하다 19일 중국 북경으로 들어갔다.

건국호텔에 투숙한 김씨는 북경시내를 관광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23일 상오 9시 북경을 출발,장춘·심양을 거쳐 24일 하오 6시30분 북한경계지역인 단동에 도착했다. 김씨는 다음날 관광안내원과 함께 압록강 철교의 중간까지 걸어갔다가 되돌아 왔다.

27일까지 단동에서 머물렀던 김씨는 28일 북경으로 돌아와 북경호텔에 투숙해 있다가 중국당국에 의해 신병이 확보돼 7월5일 현지로 급파된 안기부 수사관에게 넘겨졌다.

안기부는 여러경로를 통해 김씨가 북경서 일시 잠적한 사실을 알고 중국당국에 협조를 의뢰해 단동에서 북경으로 돌아온 김씨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안기부는 또 지난 5일 천진을 거쳐 압송한 김씨에 대해 월북기도여부를 추궁했으나 김씨가 이를 극구 부인하고 뚜렷한 증거도 없어 혐의사실을 밝혀내지 못한채 6일 검찰에 신병을 넘겼다고 밝혔다.

김씨는 육사 18기로 제33사단 작전참모·참모장,제2군수지원단장을 역임했고 87년 11월부터 90년 1월까지 합참무기체계국 기획과장·군사시설 정책실장의 보직을 맡은바 있어 많은 군사기밀을 알고 있는 김씨의 월북은 어떤 방법으로든 막아야한다.

그러나 김씨의 압송에는 몇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김씨가 홍콩으로 도피한후 김씨를 거의 방치하다시피했던 우리수사당국이 정보사 토지매매 사기사건이 드러나자 신속하게 김씨의 신병확보에 나서 중국과 협조했다는 점은 석연치가 않다.

또 수사당국은 김씨가 월북할 경우 받을 타격을 우려,위기의식속에서 김씨 검거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고 밝히고 있으나 과연 김씨가 월북을 기도했는가도 아직 확실하지 않다.

김씨가 월북할 경우 고급군사정보 취급자로서 북한으로부터 「영웅대접」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30여년동안 군생활이 몸에밴 김씨가 단순히 사기행각에 대한 처벌이 두려워 월북하려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따라서 월북기도설은 이 사건에 얽힌 중대한 배후의혹을 사전에 정리할 필요가 있어 김씨의 신병을 확보하기위해 내세운 명분이 아닌가하는 추측도 가능하다.

이런 맥락에서보면 안기부가 김씨를 압송해 오자마자 월북기도여부를 조사했으나 혐의를 밝혀내지 못한채 검찰에 인계했다는 발표내용도 액면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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