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의혹 확산,수사책임 무겁다(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의혹 확산,수사책임 무겁다(사설)

입력
1992.07.08 00:00
0 0

관련자들이 입을 열수록 더욱 진상을 알 수 없는,참으로 얄궂은 사건이 있다. 지금 온통 나라를 뒤집어 놓고 있는 정보사 땅 사기사건이다. 어제 본란에서 이미 지적했듯,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기극을 가능하게 했던 배후가 사건해결의 핵심임을 다시 믿게된다.그런데 사건의 키를 쥔 육사출신 합참간부 김영호씨가 홍콩에 도피중이라던 수사기관의 발표와는 달리 벌써 1주일전부터 중국에서 신병이 확보되었고 국내로 압송되어와서도 국방부 합동조사단의 은밀한 조사를 받고 있었다니,이번 사건은 범행배후뿐 아니라 검거와 수사과정에서도 너무나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국민적 의혹이 갈수록 짙어지는 마당에 이런 식으로 불신의 소지를 더하다 보면 사회가 혼란해지고 나라기강도 흔들리게 마련이다.

정부당국은 통치권 차원에서라도 철두철미한 수사를 보장해 숨겨진 진상을 파헤치고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수사를 전담한 검찰의 책임은 막중하다. 이번 사건에서 만큼은 과거처럼 검찰이 정치적 외압과 특수기관에 약하다는 국민적 비판을 받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사실 이번 사건의 의혹은 시간이 흐를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새로운 의혹은 사건의 키를 쥔 김영호씨를 왜 오랜시간 다른 기관에서 신병을 확보하고 있었느냐는데서 더욱 깊어진다. 부정한 돈을 꺼내 쓰려면 일부러 복잡한 돈 세탁과정을 거치게 마련인데,김씨와 같은 핵심주범을 국민 모르게 은밀히 붙잡아 두었던 것을 두고 지금 국민들은 혹시 엄청난 배후에 대한 혐의 세탁 및 축소과정이 아니었겠느냐고 의심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달 28일 중국서 잡힌 그를 사건이 확대되어 전국이 벌집 쑤신듯 하게된 6일 하오에 가서야 검찰에 넘겼으니 그런 의심을 받게도 됐다.

더욱 모를일은 검찰에 넘겨진뒤의 김씨 진술이다. 81억원을 일당에게서 가담 사례금으로 받았으나 국방부 조사 시작후 돌려줬다는 그의 검찰진술로 미뤄 혐의축소 의혹이 들뿐 아니라,기자들과의 문답에서 문제의 매매계약서에 찍힌 국방장관의 고무도장에 대한 질문에 『찍은 사람에게 물어보라』고 마치 배후를 시사하는듯한 발언을 서슴치 않았던 것이다. 그뿐 아니라 김씨는 정보사 부대 이전문제에 관해서도 『지금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지금 국민들은 김씨가 누구인가를 주목하고 있다. 한때 육사18기의 엘리트중 한사람이어서 군고위층에 지인이 많고,합참에서 군관련 땅문제를 전문적으로 맡아왔으며,그사이 여러차례 구설수에 올랐던 인물이라는 점은 알려진 부분이다.

그러나 지금 항간에는 김씨의 알려지지 않은 부분과 사건진상에 대해 온갖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사실은 누군가가 동원되어 정보사 부지를 제일생명에 수의계약으로 넘기려 했으나 일이 꼬여 그것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지금과 같이 앞뒤가 맞지않는 해프닝들이 생겨났다는 소문도 그중의 하나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금전 및 부동산 거래의 화신인 굴지의 보험회사가 어처구니 없게 사기당한 사실이 수긍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하겠다. 통치권 차원의 엄정수사와 확산되는 의혹의 진정대책을 거듭 촉구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