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아침 여의도의 민자당사에서는 당원들에의 한 때아닌 「집단농성」이 벌어져 많은 사람들을 의아하게 했다.중앙당 및 시·도지부 사무처에 근무하는 민주계 요원 70여명이 지하식당에 모여 지난 3일 있은 사무처 요원인사에 불만을 표시하며 집단행동을 벌인 것이다.
물론 사무처 요원들의 집단적 의사표출이 이번에 처음있는 것도 아니고 또 외부단체에서 몰려와 농성을 벌일 때처럼 진압경찰이 출동한 것도 아니어서 세인들의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으나 당내 인사들에게는 결코 작지않은 사건이었다.
당의 명운을 걸고 치러질 대선을 불과 6개월여 남겨놓은 시점에서 선거의 기간조직인 사무처에서 갈등이 표출된 것은 당의 입장에서 볼때 간과할 수 없는 큰 일이기 때문이다.
이날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3당 합당후 당지도부가 누누이 강조해온 3계파의 「화학적 융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데 있다.
3당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지구당 위원장서 탈락한 경우가 있는 것처럼 사무처 요원들도 상당수가 직급이 하향조정 됐는데 2년6개월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이로 인한 앙금이 남아있는 것이다.
민주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소외」된 것으로 알려진 민정계 요원들의 주장대로 사무처 인사에서도 합당당시의 지분인 「5대 3대 2」의 비율을 지키자는 것도 『이제 민자당에서 계파는 없어졌다』는 당의 공식 선언과 어울리지 않는다.
더욱이 이날의 사건을 두고 『대기업 부장과 중소기업 부장의 경력을 똑같이 취급할 수 있느냐』는 식으로 말하는 민정계 요원들의 심리로 지나치게 기득권을 고집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민주계 요원들의 집단행동에 누구도 박수를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정치에 청운의 뜻을 품고 정당에 들어온 사람이니 하루빨리 공천 대상에 들도록 승진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민주계에서 조차 『지금 인사불만을 터뜨릴 때가 아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아쉬움은 민심을 수렴해 정권 재창출을 해보겠다는 정당이 당내 여론도 제대로 수렴치 못했다는데 있다.
눈앞의 「작은 목소리」도 듣지 못하고 갈등을 빚어내는 정당이 국민의 「큰 목소리」를 들어 화합을 꾀하기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