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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벌경영으로 내부 통제 “엉성”/제일생명은 어떤 회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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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벌경영으로 내부 통제 “엉성”/제일생명은 어떤 회사인가

입력
1992.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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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5위… 사돈 등 얽힌 임원 4명이 실세/하 사장­김치열씨 각 11.1%씩 지분 소유대형 토지사기사건에 휘말려든 제일생명은 조양상선그룹 계열사로 업계 5위의 중견 생명보험회사. 자본금은 18억원에 불과하지만 지난해의 수입보험료는 1조2천8백38억원이고 자산규모는 5월말 현재 2조5천5백44억원. 지난해에는 약 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제일생명의 실질적인 소유자는 비상근 회장으로 있는 박남규 조양선상그룹 회장.

제일생명은 박 회장 중심의 전형적인 족벌경영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사장인 하영기씨는 박 회장과 사돈간으로 하 사장의 딸이 박 회장의 셋째 며느리이다. 또 김종득감사는 박 회장의 손아래 처남.

제일생명에서 「실세」로 통하는 김형국전무는 김치열 전 법부장관의 외동아들로 박 회장의 유일한 사위이다. 김 전무는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마친뒤 지난 83년 제일생명 이사로 입사,현재 전무까지 승진했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격인 윤성식상무는 조양상선 경리부장 출신으로 제일생명의 경리 및 부동산 관련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박 회장의 심복.

하 사장은 제일은행장과 산은 총재 한은 총재 등을 역임한 정통 금융인으로 제일생명을 8년째 책임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이들 4명의 임원이 사실상 회사 경영을 도맡다시피하고 있다고 한다.

이 결과 경리업무 등과 관련,내부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대형사고가 터질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었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제일생명은 휴전 이듬해인 54년 12월에 창립되었으나 60년대에 들어 재무장관의 관리명령과 은행관리 등을 받는 등 적지않은 수난을 겪으면서 쇠락을 길을 걸었다.

그러나 박 회장이 지난 73년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제2창업에 성공,비교적 탄탄한 경영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부 등 감독기관에서도 모기업인 조양상선과 내부거래를 하지 않는 등 모범적 자금관리를 해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오히려 너무 보수적인 경영을 한 탓에 사세신장이 둔화되었다는 평을 받고 있을 정도.

그러나 최근들어 보험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러한 보수적 경영전략이 무너졌고 결국 어처구니 없는 사기사건으로 수백억원의 손실을 보게 된 것.

○…제일생명은 조양상선그룹의 계열사인 천일 정기화물과 삼익선박 등의 법인이 대주주로 되어 있다. 또 박 회장의 첫 사돈인 하 사장과 김 전 법무장관도 각각 11.1%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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