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열」 정비속 지도자수업 총력계획/김영삼/“집안 결속” 당원과 대화모임 주안/김대중/「기획단」 인선후 지구당 순회 청사진/정주영김영삼 김대중 정주영 세 대통령후보들에게 있어 올여름은 자신들의 인생에서 가장 바쁜 여름이 될 것 같다. 흔히들 여름정국을 하한정국이라고 하지만 가을부터 본격화될 대선전을 준비해야만 할 이들에게는 어림없는 얘기이다. 바쁘고 뜨거운 여름을 보낼 대권주자들의 「하계구상」을 알아본다.
▷김영삼◁
김영삼 민자당 대표에게 8월까지의 올여름은 그의 과거 정치역정을 압축해 놓은듯이 빡빡하고 분주한 계절이다. 9월이면 완연한 대선국면이 형성돼 사실상 곧바로 득표전선에 나서야할 것인 만큼 이 기간에 조직적 대선체제를 발족시켜야함은 물론 다방면에 걸친 대선스케줄을 매듭지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또 87년 대선에서 「1노3김」이 민주대 반민주라는 비교적 단순 구도속에서 대결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 대선은 국가운영의 비전 및 지도력에 어느 때보다 많은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이에 대비한 새 이미지 창출 작업에 역점을 둬야만 한다.
이에따라 김 대표의 하계구상과 행보는 후보선출이후 다소 집중력없이 전개해온 워밍업 작업을 보다 구체화시키고 언제든지 발진할 수 있는 후보체제의 충분한 예열상태를 정비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 같다. 바꿔말해 지금까지 여권접목,공조직의 효율회복,사조직의 정비확대,최적 조건의 지도체제 개편 모색,대선기획단 구성 및 유력인사 영입 등 각 부문에 걸쳐 개별적으로 진행시켜온 대선 준비작업의 갈등을 최소화하며 한줄로 엮느냐는 것이 첫째이다. 둘째는 대권학습,특히 경제분야에서의 소양을 함양하고 분야별 보좌진의 도움을 얻어 지도자적 자질을 제고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적정시점에서 개혁이미지 등 자신과 6공 정부의 「차별성」을 어떻게 부각시킬 것인가의 문제도 포함된다.
이 양자는 상호연관된 과제이기도 한데 김 대표는 우선적 착점을 7∼10일 사이에 속리산에서 갖는 전국 사무요원 수련대회에 맞추고 있다. 이는 방만하다는 소리까지 듣는 다방면의 조직그룹을 엮는 첫 수순을 공조직 활성화에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합당이후 거듭된 당내 반목과정에서 당조직의 응집력이 어느 때보다 훼손돼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다. 7월초부터 시작,3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지구당 간부 연수교육이나 8월중순으로 계획된 덕유산 수련대회도 같은 맥락이다.
아울러 이러한 과정에서 김 대표가 경제문제 등 국정문제에 대해 나름의 진단과 처방을 체득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김 대표는 최근 1년여전부터 해오던 「경제과외」의 횟수와 집중도를 높이고 방식도 각론보다 총론위주의 마인드형성을 주로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국내 스케줄외에 김 대표는 8월말 또는 9월초 미·일·중국 등을 순방,집권당 후보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계획도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시기를 둘러싼 여야 대립이 장기화될 경우 이같은 하계구상도 큰 차질을 빚게 될 수 밖에 없으며 김 대표가 최근 장선거에 부분적 신축적인 입장을 보인 것도 이를 감안했기 때문이지 않나 싶다.<이유식기자>이유식기자>
▷김대중◁
김대중 민주당 대표는 올여름의 무더위를 우선 각급 당원들과의 대화로 식힐 계획이다. 9월부터 시작될 본격적인 대선정국을 앞두고 무엇보다 내부단결과 결의를 다져야만 한다는 판단에서이다.
7·8월중 김 대표는 당중앙정치연수원이 마련한 각종 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당원들을 만나 특유의 정돈된 논리로 민주당 집권의 당위성과 현실적 가능성을 강조하면서 대선승리를 위한 「전력투구」를 호소할 예정이다.
현재 민주당이 계획하고 있는 하계 당원연수는 모두 여섯가지나 된다. 우선 8일부터 10일까지 두차례에 걸쳐 1박2일간 실시되는 중앙당 당직자 국회비서진 합동연수회는 대선승리를 위한 중앙당과 국회사이의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것.
또 11·12일 열리는 전국 지구당 위원장 및 국회의원 연수회는 6월부터 계속해온 시도별 지구당 위원장 간담회를 총평하고 마무리하는 자리가 된다.
14·15일에는 지구당 위원장 및 의원부인 연수회를 열어 연말까지의 각별한 내조를 당부할 계획이다. 24·25일에는 지구당의 조직 실무자인 사무국장을 모아 조직강화 「학습」을 하고 이달 하순이나 8월초 각 지구당의 여성부장 및 여성부위원장 연수회를 열어 여성유권자 공략방안을 집중논의한다. 또 8월 4·5일께 전국 지구당의 핵심 청년당원들을 모아 야영대회를 연다.
이같은 연수를 통해 당원들의 임전태세를 다지는 한편 대선기획단을 발족하고 후보특보진용을 개편하는 등 대선체제를 정비하는 것도 김 대표가 여름에 해결해야 할 일들이다.
김 대표는 올여름 대부분의 시간을 각종 사회단체 대표들과의 대화나 정책토론회 등에 참석해 저변분위기를 확산시키는데 보낼 계획이다.
김 대표는 사람들이 몰리는 피서지를 직접 찾아 대중을 상대로 「대안있는 비판」과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는 등의 현장 접촉계획은 일단 삼갈 예정이다. 그보다는 여론을 주도하는 각계 각층의 전문인들과 소규모 모임을 통해 「뉴DJ」의 면모를 속속들이 알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 주변에서는 「시대의 변화」를 첫번째 이유로 꼽는다. 『과거 김 대표의 주무기는 대중연설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매일같이 신문·방송을 통해 그의 말과 움직임이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그에게 강요되었던 온갖 잘못된 이미지를 벗기고 원래의 모습을 전하는 보다 정교한 접촉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 요지이다.
올여름을 통해 김 대표는 당장 두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는 「반드시 관철할 것」이라고 말해온 자치단체장 선거의 연내 실시를 실현시키기 위한 구체적 전략·전술을 확보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9월의 정기 국회와 대선정국에 대비하는 것이다.<황영식기자>황영식기자>
▷정주영◁
정주영 국민당 대표의 여름계획은 크게 보아 7월과 8월로 나뉜다.
국회 회기중인 7월중 정 대표는 여야협상 상황을 챙기고 대선에 대비한 조직정비 작업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또 연말 대선에서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담당하게 될 대선기획단의 구성을 7월중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정 대표는 이미 5일 중앙당사를 광화문 현대해상화재빌딩으로 확장,이전시키고 대선준비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태세에 들어갔다.
정 대표는 물적 준비가 끝나면 곧바로 인적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재 국민당은 대선대책위원장에 김동길 최고위원,대선대책본부장에 김효영 사무총장을 임명하고 위원회 산하의 대선기획단 단장에는 김광일 최고위원을 내정해놓고 있다. 그러나 대선조직의 골간이랄 수 있는 기획단의 부단장을 비롯,조직 기획 홍보 등 각 부문의 실무책임자들에 대한 인선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 대표는 7월중 이들 주요 실무책임자의 인선을 끝낼 계획이다.
정 대표는 국회 회기가 끝나는 7월말에서 8월초사이 현대시절부터 해오던대로 강릉 경포대에서 2∼3일간의 여름휴가를 보낼 계획이다. 정 대표는 5∼6년 전부터 휴가를 동해안에서 열리는 해변시인학교기간을 택해 보내고 있다. 이 기간은 대체로 현대건설 신입사원들의 하계 연수기간과 비슷하다. 정 대표는 매년 해변시인학교와 신입사원 연수회에 참석해 왔으나 금년에는 정치인으로 보내는 첫 휴가인 만큼 해변시인학교만 참석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정 대표는 또 매년 휴가때면 송전소학교 시절의 은사 김준열옹(85)과 지금도 만나고 있는 급우 6∼7명 등을 초청,함께 지내오고 있다. 금년에도 이들과 함께 휴가를 보낼 계획이다.
정 대표는 휴가기간중에도 가만히 앉아서 쉬지 못하는 성격이라는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이른 아침부터 인근 소금강이나 설악산을 찾거나 수영 테니스 등 운동을 즐겨야 직성이 풀린다는 것이다. 다만 정 대표가 일을 휴가지에 갖고 가는 경우는 없다고 한다.
정 대표는 8월 하한정국에 들어서면 지구당 개편대회 및 각종 토론회,지역사회교육협의회 워크숍 등에 참석하는 등 주로 지방순회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한 주일에 2∼3차례씩 개최되고 있는 지구당 창당·개편대회에 참석하는 길에 이 지역의 시장이나 서민층을 방문하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또한 이 시점이면 이미 구성돼 있을 대선기획단을 본격 가동시키면서 하한기 당전열 정비를 독려하는 한편 대선정국의 전초전이 될 9월 정기국회에서의 「한판 승부」를 준비한다는 스케줄도 마련해 놓고 있다.<정광철기자>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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