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우/실질적 주범… “국방부 고위관계자와 깊은 친분”/정영진/부동산 브로커… 사글세서 1년만에 졸부 변신/정건중/재미교포 교육사업가 행세… 정계인맥 과시도정보사부지 사기사건의 핵심인물로 드러난 정영진씨(31)와 성무건설 회장 정건중 및 정명우씨 등은 철처히 신분을 위장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별다른 직업없이 부동산브로커 등을 해온 정씨는 주민등록지와 실제 거주지가 다른데다 최근 집에 들어오지 않는 등 철저히 행적을 감춘채 활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3월후 집에 안들러
정씨의 현 주민등록지인 잠실 주공아파트 105동 205호는 정씨의 형 정덕현대리가 2년전에 세들어 살았던 곳으로 정씨는 형이 1년전 잠실 아시아선수촌아파트로 이사간 후에도 주민등록을 옮기지 않은 상태였다.
지난해 6월 정 대리가 이사간후 세들어 살고 있는 곽모씨(46)는 『이사온후 10여차례나 사람들이 찾아와 「정영진의 행방을 대라」며 추궁했다』며 귀찮아 동사무소에 주민등록 말소신고를 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3월 구입해 입주한 서초동 두원빌라에는 부인 김모씨와 딸(5)이 살고 있으나 정씨는 이사후 단 하루도 집에 들어온 적이 없다.
○3억대 빌라 새로 구입
정씨는 사글세를 사는 등 어렵게 살다 지난해 7월 32평 독채전세로 옮긴뒤 지난 3월 건평 60평의 시가 3억8천만원짜리 현재의 빌라를 부인 명의로 구입하고 그랜저V6를 몰고 다니는 등 불과 1년만에 졸부로 변신했다.
정명우씨와 정건중 성무건설 회장 등의 행적은 제일생명 윤성식상무에 의해 일부 밝혀지고 있다.
윤씨에 의하면 이들 「3정」과 처음 선이 닿은 것은 지난해 10월께로 청와대 관계자를 사칭한 박영기씨의 소개로 정건중씨를 만났다.
당시 정건중씨는 부동산 소개업체인 「성무건설 회장」 명함과 「중원공과대학 설립위원장」이라는 직함을 지닌 재미교포 사업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정씨는 또 자신이 경영하는 성무건설 대표라고 정영진씨를 소개하며 『교육사업에 뜻을 같이하는 젊은 재력가』라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행방 감춰
정건중씨는 또 지난해 12월초 『국방부 고위관계자를 잘 아는 형님뻘되는 분』이라며 정명우씨도 소개했다.
제일생명과의 정보사부지 매매계약 당사자로 이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정명우씨(55)는 사건이 드러나기 직전인 지난달 21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 모연립주택에서 가족과 함께 서둘러 종적을 감춘 것으로 밝혀졌다.
주민들에 의하면 정씨는 90년 11월 21평 연립에 전세로 이사와 살았으나 별교류가 없었으며 늦은 밤에 손님왕래가 잦았다.
경찰 조사결과 정씨는 W농고 졸업후 육군 공병으로 병역을 마친뒤 한때 인쇄업에 종사하기도 했으며 부인(54)과의 사이에 1남4녀를 두고 있다.
정씨는 지난 80년이래 장위동·정릉동 등지로 무려 8차례나 이사를 다닌 것으로 밝혀졌다.
○“대학 설립심사 통과”
윤 상무는 정건중씨가 『15년간 미국에서 사업을 해 재력을 쌓은뒤 국내에 교육투자를 하려는 중이라고 밝힌데다 남가좌동 유치원에서 정계 인물들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을 보여줘 신분을 의심치 않았다』며 『지난해 교육부의 대학설립신청 1차 심사에서 통과된후 신문에 이 사실을 광고하고 이를 복사해 갖고 다녔다』고 말했다.
정씨는 지난달 24일까지 유엔빌리지에 살다 종적을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이태희기자>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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