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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데타 피신 아 시에라리온 부통령(특파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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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데타 피신 아 시에라리온 부통령(특파원 리포트)

입력
1992.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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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불법입국」 간주 체포/망명신청후 자녀 동거집서 연행돼/이민국,벨기에로 추방결정 내릴듯/“이민정책 엄격” 재확인【런던=원인성특파원】 이민과 난민유입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영국정부가 쿠데타를 피해 망명신청을 한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의 부통령을 불법 입국자로 간주,체포했다. 유엔총회 부의장과 아프리카단결기구 부의장을 지낸 압둘라이 콘테 시에라리온 부통령은 지난 4월말 군부쿠데타가 일어나자 한밤중에 카누를 타고 이웃 기니로 탈출,10여일간 은신생활을 했다.

기니정부는 그의 신변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비상외교 여권을 발급,콘테는 기니와 직항노선이 개설된 벨기에로 옮겨갔다. 벨기에에 잠시 머물던 그는 지난 6월초 두 자녀가 살고 있는 영국에 방문목적으로 입국했다.

3주가량 아들 딸과 함께 지낸 콘테는 6월23일 영국 외무부 대외담당차관실에 전화를 걸어 망명신청에 관해 문의했다. 차관은 자리에 없었고 담당직원이 대신 전화를 받았다. 그러나 이튿날 내무부의 이민국 관리들이 찾아와 그를 불법 입국자로 체포했다. 기니정부가 발급한 비상여권에는 그가 기니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기재됐는데 이 부분이 사실과 다르고 입국한뒤 불법체류 목적으로 은신해 있었다는게 체포이유였다.

불법 입국자 수용소에서 구속돼있던 콘테는 변호사를 통해 망명신청과 보석신청을 함께 제출했다. 내무부는 그가 도피의 위험이 있다며 보석을 반대했지만 고등법원은 이를 기각,망명신청을 심사하는 동안 그를 보석으로 석방하도록 판결했다.

영국은 다른 유럽의 대륙국가들과는 달리 외국인 이민이나 난민 유입 등에 엄격한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유럽공동체(EC)의 이민정책을 수용하기를 거부해 EC 집행위원회와 논란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EC는 회원국 국민들이 역내국가를 자유롭게 이동하고 입국때 공항이나 항만에서 비자심사를 하지 않도록 하고 있으나 영국은 이 정책을 받아들이면 불법 입국자가 늘어나고 범죄가 급증,사회불안이 야기된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콘테 부통령의 경우도 망명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민국은 심사가 끝나는대로 그를 벨기에로 추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곳이 중간 기착지였으며 그의 아내와 아이가 남아있다는게 벨기에로 추방하려는 이유이다. 이에 대해 콘테는 벨기에로 추방하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의 가족은 영국으로 오기위해 벨기에서 잠시 피란생활을 하고 있는 중이며 벨기에에는 아무 연고도 없다는 것이다. 콘테는 런던대학교를 졸업한뒤 케임브리지대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그의 두 자녀는 영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런던 북부에 집도 소유하고 있어 영국에서는 여러가지로 연고를 가지고 있다.

이같은 사정에 비춰볼때 영국정부가 그의 망명신청을 기각하고 다른 나라로 추방하려는 것은 지나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영국정부의 입장은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영국 언론들조차 이같은 사실을 거의 보도하지 않아 외국이민에 대한 부정적인 영국 국민들의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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