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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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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노조로만 투영돼 왔던 서울지하철 노조가 「강경투쟁 종식」선언을 했다고 들린다. 지난 1일 열린 노조분회장 및 대의원 연석회의에서 올해 임금협상 투쟁결과를 평가하고 앞으로 노동운동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신문에 보도된 대로라면 서울지하철노조가 이제 「노동운동의 옳은 방향을 설정했다』는 평가를 하고 싶다. ◆보도에 따르면 회의에서 강진도위원장은 『파업일변도의 노동운동은 이제 끝나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는 『경제위기 책임의 큰몫이 노동자들에게 있고 임금을 억제해야 한국경제가 산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이때,무리한 파업을 시도하는 것은 시민들의 지지를 잃는 일일뿐』이라고도 했다는 것이다. ◆이 말들이 사실이라면 강 위원장은 정말 용기있는 사람이다. 노조위원장까지 맡고있는 처지에서는 정말 하기 어려운 말을 했기 때문이다. 분명한 사실이지만 사실대로 말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즘처럼 서로가 눈치나보며 「곧은 소리」 「옳은 말」하기를 꺼리는 세상에 7천7백여조합원의 우두머리인 노조위원장으로서 많은 조합원들이 「쉽게 이해하지도 못할 옳은 말」을 한 용기는 정말 가상하다. ◆솔직히 말해서 서울지하철노조는 임금투쟁만 했다하면 파업결의 아니면 태업결의에 나섰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87년 8월12일 결성된 서울지하철노조는 5년도 채안되는 사이에 파업결의 8차례,태업 2차례,실제파업 2차례 등 초강경 투쟁노선만을 고수해왔다. 그렇다고해서 온건한 방식으로 노사협의를 해온 다른 노조보다 더 많은 결실을 거둔 것도 아니었다. ◆「조자룡의 헌칼도 자주 쓰면 못쓰게 된다」고 한다. 파업·태업 등 강경투쟁 방식은 다른 수단과 방법이 없을때나 써야 효험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다. 「조자룡의 헌칼 쓰듯」 마구 빼들면 우스갯거리가 될 수 있다. 「강경투쟁 종식선언」이야말로 전체 시민들이 고대하고 바라는 것임을 모든 지하철 노조원들이 알고 행동에 옮겨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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