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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원마을의 경사/3년숙원 「점자도서관」 개관(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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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원마을의 경사/3년숙원 「점자도서관」 개관(등대)

입력
1992.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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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들이 모여사는 서울 성북구 동선동 철학원마을에 3일 경사가 났다.이 일대 4백여 시각장애인들의 숙원사업이던 「점자도서관」이 3년여의 준비끝에 드디어 문을 연 것이다.

장애인들은 굵은 빗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행사시각 1시간전부터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 도서관으로 몰려들었다.

『이제 우리도 눈을 뜨게됐습니다. 그동안 교육받을 기회조차 갖지못한채 한권의 점자책을 얻기위해 허둥댔던 우리에게도 배움의 길이 열린 것입니다』 고종은 대한역리학회 이사장(50)이 떨리는 목소리로 기념식사를 하자 축제분위기였던 장내는 오히려 숙연해졌다.

역리학회 사무실로 쓰던 40평의 허름한 한옥을 개조해 만든 조그마한 도서관이지만 「미아리 점쟁이」라는 사회의 비뚤어진 시선에 마음의 눈까지 닫아버린 이들에게는 천신만고끝에 장만한 「지식의 보금자리」였기 때문이다.

성북점자도서관은 역리학회회원들이 3년전부터 혁대장사를 해 모은 9백만원과 회원들의 성금 6백만원에 성북구청이 특별히 지원한 1억원의 예산으로 모습을 드러냈는데 인쇄기와 제판기외에 녹음시설까지 갖추는 등 웬만한 도서관에 비해 손색없는 설비를 갖추었다.

중학교 1학년때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고 이곳에서 15년간 「점술」 영업을 해온 우선자씨(49·여)는 책장에 빽빽히 들어찬 1천5백권의 점자책과 1백개의 녹음테이프가 신기한듯 『이제 마음대로 소설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며 소녀처럼 즐거워했다.<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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