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찰결과 “미에 통보” 협조 요청/핵시설군기지사찰 분리 제안 가능성도북한이 남북관계의 진전을 가로막고 있는 핵심사안인 핵개발의혹에 대해 전향적인 접근의사를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김일성주석을 비롯한 북한지도층은 최근 평양을 방문한 윌리엄 테일러 미 전략 및 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에게 앞으로 수주일내에 핵문제와 관련한 「매우 긍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일러 부소장은 미국 의회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CSIS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한반도문제 전문가. 그는 북한의 핵개발에 따른 한미 당국자의 「북폭발언」으로 긴장이 고조돼있던 지난해 11월 중순 평양을 방문해 북한의 「동시 핵사찰 수락용의」와 관련한 메시지를 한미 양국정부에 최초로 전달했던 장본인이다.
당시 한국정부는 테일러 부소장의 메시지 휴대 사실을 부인했으나 북한은 결국 동시 핵사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에도 응했다.
핵의혹과 관련된 북한의 중대조치 내용은 아직 베일에 가려있다. 하지만 테일러 부소장의 방북 배경과 시기,그리고 그가 김일성주석과 김용순 노동당 국제부장 등 북한 최고위층과 나눈 대화의 내용을 근거로 몇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해 볼 수 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과 마찬가지로 그들에게 가장 적절한 시기를 택해 테일러 부소장을 불러 들였다. 지난해말 화해와 불가침,그리고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남북합의서 채택으로 한창 무르익어가던 남북관게는 금년초 북한의 핵무기개발에 강력한 의혹을 제기한 미국측의 제동으로 제자리 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측은 당시 핵문제를 제쳐둔채 대북 경제원조를 앞세워 남북 정상회담을 서두르던 한국측에 대해 강력한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소련·중국 등으로부터의 원조중단과 점차 악화돼가는 경제난 타개를 위해 골몰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현재 그들의 모든 대외관계에 있어서 최대 걸림돌로 박혀있는 핵의혹문제를 나름대로 제거하는 일이 급선무다. 시시각각으로 조여오는 서방의 핵포기 압력도 북한이 핵개발에 관한 중대한 결심을 굳히게 만든 주요인 가운데 하나다.
핵의혹을 해소키위해 북한이 취할 수 있는 한가지 이니셔티브는 북한이 그들의 핵시설에 대한 IAEA의 사찰결과를 미국측에 가능한 빠른시일내에 통보해 주도록 IAEA측에 요청하는 일이다. 미국은 북한측의 이러한 요청이 없는한 IAEA의 사찰자료에 접근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매우 초조해 하고 있다.
북한측은 또 이번 기회에 그들과 미국만의 직접 대화라는 종래의 주장을 누그러뜨리고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남북한과 미국간의 3자 회담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테일러 부소장에 따르면 김일성주석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열망」하고 있다.
김 주석은 『과거는 과거고 미래는 다르다』면서 대미·대일 관계정상화를 역설했다고 한다.
김 주석은 지난해 20만이 참여했던 「항미월간」 관련기사가 실린 평양타임스 기사를 보여주며 『세상이 엄청나게 달라졌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주석은 반미 시위를 올해부터 중단시킨 사실도 강조했다.
테일러 부소장은 김형우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김영철 인민무력부 부부장 등이 핵사찰과 남북 군사기지 동시 사찰문제를 따로따로 다루자고 제의했다고 전했다. 따라서 앞으로 있을 북한의 제의에는 이 부분도 포함되리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핵의혹과 관련한 북한측의 중대발표는 답보중인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북한의 대외개방을 앞당기는 획기적인 내용일 가능성이 크다.<이상석기자>이상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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