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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라도 반가운 블루벨트(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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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라도 반가운 블루벨트(사설)

입력
1992.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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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의 오염이 바다로 넘쳐흘러 연안 바다밑이 썩어가고 적조현상이 잦은지도 오래됐다. 이 때문에 3면이 바다인 해양국에서 어획량은 해마다 줄어가고 있고 바다속 사막화로 해초조차 싹을 틔우지 못하는 곳이 많다. 바다를 지구 최후의 자원보고라며 세계각국이 해양자원보호와 탐사 및 개발에 나선지가 오래인데 우리는 그동안 뭘했는지 의심스럽기 조차하다.때마침 정부는 연안바다에 육지의 개발제한지역인 그린벨트처럼 블루벨트를 만드는 등 해양환경보전·기술개발 및 세계적 해양러시 동참 등을 위한 해양행정 개선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방안자체가 이제 발의단계이고,해양정책 종합계획(93∼97년),해양정책조정위원회,해양전담부서 설치 및 해양행정 체계구축,심해저 광업법 제정 및 심해저 자원개발 전담회사 설립 등이 모두 앞으로 과제로 남아있는 것이고 보면 논의자체는 반갑지만 당국의 해양대책은 아직도 아득하기만 하다.

아울러 6년전인 지난 86년 당시의 환경청에서 우리나라 모든 연안을 바다의 그린벨트로 특별관리한다고 발표한바 있었는데,그동안 뭣을 했기에 이제와서 말만 바꾼 블루벨트 소리가 또 들리는지 영문을 모르겠다. 지금보다 상대적으로 오염이 덜했던 당시부터 발표처럼 바다의 그린벨트를 특별관리해 왔었다면 오늘과 같은 수산자원 고갈 및 황폐화사태를 상당히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종합해양대책의 부재를 방치해온 것은 고사하고 스스로 인연을 파헤쳐 임해공단을 조성하고 공장부지 확보용 대규모 간척사업을 허가하는 등 연안 오염원을 무계획으로 늘려 해양생태계를 파괴해왔던 것이 아닌가.

그래서 그런지 연근해에서 고기가 안잡힌지도 오래됐다. 수산청에서 물고기아파트를 연안에 투입하는 등 안간힘한다지만 더럽혀진 연안에서는 어획량이 10년전보다 26%나 줄었다. 지난 89년부터 동해 연안 바다밑에 사막화현상이 생겨 해조류가 발아하지 않는다는 소리가 들려왔고,남해안 청정해역 주변에서도 육지공업 및 생활하수의 무분별한 방류로 10여년전부터 적조현상이 잦아 어민과 양식업자를 울려왔던 것이다.

또 잦은 유조선의 유출사고 및 고의적인 폐유 방류사태로 이제는 수영조차 마음놓고 즐길 수 있는 해안이 드물게 된 지경이다.

뒤늦은 처방이라도 지금과 같은 사실상의 방치보다는 낫다. 지금부터라도 해양대책의 주춧돌을 처음 쌓는다는 각오로 분명한 목표를 정하고 강력한 의지로 추진해 나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대책도 선거를 앞둔 나열식의 되풀이성 공약이 안되길 바라는 것이 국민적 바람이다. 물결 춤추는 바다,자원보고인 바다는 우리의 미래와 통한다. 뒤늦은 처방을 상쇄할 강력한 실천의지를 거듭 강조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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