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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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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킨리산. 알래스카 중앙부를 가르는 알래스카산맥의 주봉으로 해발 6194m,북미대륙의 최고봉이다. 해발 4000m 이하는 눈,그 이상은 빙벽으로 깍아지른듯한 절벽을 이루고 있어 등반에 적합한 5,6월에도 영하 40도. 혹한,산소부족,돌풍이 매킨리 등반의 최대 적이다. 표고는 히말라야나 안데스보다는 낮으나 북위 62도의 북극권에 위치,등반하기는 오히려 악조건이라고 한다. ◆원주민 이름으로 데날리(태양의 집)라고 불리는 이 북미주 최고봉이 한국 산악인들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79년.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에베레스트산 정상을 밟았던 고상돈씨 등 3명이 그해 5월29일 매킨리정상을 정복한뒤 빙벽을 타고 하산중 실족,고씨와 이일교대원이 희생됐다. 이뒤 한국 산악인들은 연이어 도전,등정성공을 거두었다. 그 가운데는 여성 산악인들도 끼어 있다. ◆매킨리 등반이 이제는 산악인들 사이에 선망과 외경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히말라야 등반에 비해서는 경비가 훨씬 적게들어 각 지역 지방산악회 등에서도 앞다투어 표적으로 삼아왔다. 매킨리산을 포함한 주변의 7800㎢를 관장하고 있는 미 내무성 데날리국립공원 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91년 한국인 등반자는 50명이다. 지난해 등반자 총수는 9백35명,이 가운데 외국인이 약 5%를 차지하는 것으로 돼있다. ◆『산에 대해 외경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산악인들의 좌우명. 한국인 등반자들이 이 경구를 잊었는지 한국인들의 희생자가 유난히 많다는 것이다. 영국의 권위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는 매킨리산을 『한국인을 먹는 산이다』고 했다. ◆산사람은 산에서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언젠가 어느날 산에서 죽으면 전하여주게… 행복한 죽음이었다고….』 그러나 「생명에의 외경」을 설파하면서 문명을 등진 아프리카의 오지에서 위대한 삶을 마감한 위대한 철인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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