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원조·경제회복 겨냥한 개혁/루블화 국제화엔 상당한 시일러시아는 1일부터 국제외환시장 동향과 외화수급에 따라 루블화의 가치를 결정하고 환율을 일원화한 단일 변동환율제도의 시행에 들어갔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이에 앞서 30일 정부 각료회의를 주재,오는 95년까지 3년간에 걸쳐 파산상태의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한 제2단계 경제개혁 3개년 계획을 확정하고 이를 뒷받침할 단일환율제 시행방안을 매듭지었다.
단일환율제 도입은 지난날 소련 동구권 경제블록에서 역내 기축통화로 기능해온 루블화를 일반통화로 격하시키는 대신 서방경제권에 편입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 조치는 루블화가 국제 상거래서 자유롭게 통용될 수 있도록 태환성을 가진 국제통화로 나아가기 위한 첫 금융개혁조치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루블화가 당장 국제사회로부터 그 가치를 인정받은 태환화폐로 변한 것은 아니다. 루블화가 태환성을 갖기 위해서는 통화가치를 지탱해줄 경제력과 타국이 보유한 루블화를 언제든지 교환해 줄 수 있도록 충분한 외화(달러 마르크 등 태환화폐)나 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러시아의 현 경제상황을 살펴볼때 루블화가 태환성을 갖게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게 서방 경제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러시아의 현 경제여건은 루블화의 태환화를 밀어 붙이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러시아가 제2단계 경제개혁 계획을 마련하면서 루블화 태환시행 가능성을 피력한 것은 순전히 오는 6일로 예정된 뮌헨 서방선진 7개국(G7) 정상회담을 겨냥한 것이다. G7 정상들은 이번 회담에서 러시아의 경제개혁 진척상황,즉 재정적자 삭감과 민영화추진·통화개혁·제도 개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대CIS 지원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단일환율제 도입의 의미 자체가 퇴색되지는 않는다. 고정환율·상업환율·특별상업환율·여행자환율 등 대상에 따라 크게 4개 유형으로 나눠졌던 러시아의 복잡한 환율이 1달러당 1백25루블선으로 고정되면서 옐친 행정부는 시장경제체제를 향한 추진력을 얻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러시아의 단일환율제도 시행이 과연 루블화의 태환화로까지 이어질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이진희기자>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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