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전권·근검절약등 특징/돈문제 무신경… 한달비용 수억대/김영삼/경조비등 큰 부담속 부인이 관리/김대중/「짠」지출 불구 써야할 곳엔 안아껴/정주영○…김영삼 민자당 대표의 씀씀이는 크게 봐서 자신이 주관하는 각종 모임경비,경조사의 화환 및 축·부의금,사회단체 등에의 격려금 등 사적 행사비용과 민주계 및 보좌그룹 등 범상도 인사관리 비용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에 소요되는 월경상 씀씀이의 규모는 상당한 것으로 추측될 뿐 구체적으로는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있으면 쓰고 없으면 안쓰는」 그의 돈개념은 측근들은 물론 정치권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대목이다.
한마디로 김 대표는 돈에 관한한 인색하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는 얘기이다.
아울러 이같은 씀씀이 행태는 김 대표의 유복한 성장배경 및 성격,정치스타일을 반영하는 예로 곧잘 비유되기도 한다.
정주영 국민당 대표조차 김 대표를 일컬어 『돈욕심이 없는 정치인』이라고 말한 것이 이러한 평가를 십분 뒷받침 한다고 할 수 있다.
돈과 정치를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라고 한다면 김 대표는 상호보완적인 이 양면을 매우 효과적으로 운용해온 대표적 정치인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김 대표의 용전술의 특징중 하나는 자신이 직접 돈을 만지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소위 돈을 마련하거나 지출하는데 있어 김 대표 스스로는 언제나 뒤켠에 서있다는 얘기. 이를테면 금전출납 자체를 본인이 관리하지 않고 측근들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독특한 「재정운용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다보니 재정지출을 맡은 가신들은 그만큼 권한과 책임이 커지게 되고 「보스」에 대한 신뢰 또한 각별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김 대표 주변에 늘 사람들이 몰리고 40년 정치역정을 통해 돈문제에 따른 잡음이나 말썽이 단 한번도 일지 않았던 것도 같은 맥락이란 지적이다.
일례로 지난 87년 대선 당시 들어온 거액의 정치자금을 『알아서 하라』는 한마디와 함께 당 실무간부에게 모두 맡겨버려 이 간부가 적잖이 당황했던 경우는 잘 알려진 사실.
또한 야당 지도자시절 전국구 비자금을 싸들고 온 인사들에게 『아무개를 만나보라』고만 얘기하고 돌려보낸 적이 허다했고 60년대초 재선의원 당시 빚더미에 몰린 당의 선배 중진의원들의 고충을 대신 해결해준 일 등도 한동안 정가에 회자돼 왔을 정도.
이처럼 김 대표의 용전술은 「신용술」에 다름아닐 만큼 후덕한 인간적 신뢰를 바탕에 깔고 있다는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김 대표가 한달평균 자기 명의로 지출하는 액수의 규모는 수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김 대표는 가족들에게는 늘 검소한 생활의 실천을 주문하고 있고 상도동 집을 24년 동안 한번도 보수하지 않다가 최근들어 앞마당의 정화조 공사를 가족들 성화로 겨우 승낙했다는 것이다.<정진석기자>정진석기자>
○…김대중 민주당 대표도 다른 정치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품위유지비를 들인다. 민자당의 김영삼대표나 국민당의 정주영대표에 비할때 상대적으로 돈줄이 약하다고 밖에 볼 수 없는 그가 여태껏 「파산」하지 않고 버티는 것이 용할 정도다.
비서실에는 언제나 각종 행사의 초대장 청첩장 부고 등이 수북이 쌓여 차례를 기다린다. 요즘은 날이 갈수록 이 「고지서」들이 늘어나고 있어 대통령 후보값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는게 측근들의 하소연이다.
당대표로서,또 후보로서 그가 우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각종 기념식과 혼례식 회갑연 장례식 등에 화환을 보내는 것이다. 대개 10만원씩 하는 화환들이 월 1백개 정도씩 나간다. 최근 당소속 초선의원들의 자정선언과 함께 김 대표도 이를 월 50여개 정도로 줄여 나가고 있는 중이나 당대표라는 「위치」 때문에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또 꽃값과는 별도로 관혼상제에 보내는 부조금도 지출의 큰 몫을 차지한다. 김 대표는 보통 30만원에서 1백만원이 든 봉투를 보낸다.
지지당원 등 단체방문객들에게 주는 여비도 무시할 수 없다. 보통 1인당 5천원꼴로 단체방문객에 건네는데 한달에 3백명만 잡아도 1백50만원이 소요되는 셈이다. 당직자들이 해외여행을 떠나는 경우에도 1천달러 단위로 보조금을 전한다. 각종 기관의 성금출연에도 빠짐없이 응해 금일봉을 전달하는데 최소 1백만원이 든다.
지구당을 방문하거나 사회단체를 방문해서도 위로와 함께 회식비조로 금일봉을 전한다. 가끔씩 지방여행을 할때는 수십명의 대식구를 대동하고 다니기 때문에 천만원단위의 지출이 불가피하다.
한때 『자장면 값까지 속주머니에서 직접 꺼내준다』는 지적이 있을 만큼 꼼꼼하기로 소문난 그였으나 요즘들어 모든 돈은 설훈보좌관의 손을 통해 전달된다. 김 대표 자신이 경제에 밝아 수입·지출을 조절하기에도 충분하지만 거의 모든 책임을 부인 이희호여사가 맡고 있다고 측근들은 설명한다.
김 대표는 또 87년 대선당시 구로구청 사건으로 구속됐던 고 김병곤씨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89년 위암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김씨에 대해 김 대표는 수시로 돈을 보내는 등 그의 치료에 애를 썼다고 한다.
측근들은 손가락으로 셀수 없을 만큼 많은 재야인사들의 불행에 대해 김 대표가 떠맡다시피 지원했으며 이같은 사실들이 공개되면 그의 씀씀이 스타일에 대한 일부의 오해도 씻겨질 것이라고 주장한다.<황영식기자>황영식기자>
○…정주영 국민당 대표의 씀씀이는 그에 대한 일반적 인식과는 달리 비교적 「짠」 편이다.
정 대표 스스로 『나는 밑지는 장사는 해본 적이 없다』고 말한데서 엿볼 수 있듯 그는 결코 허튼 곳에 돈을 쓰지 않는다는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특히 정치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다른 정치인들에 비교할 때 전적으로 자신의 호주머니에 의존해야 하는 정 대표의 돈 쓰는 방식은 색다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국민당 사무처 요원들의 업무자세를 보면 정 대표의 돈쓰는 방식이 단적으로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국민당은 서류작성시 반드시 한번 사용한 종이의 뒷면을 다시 사용한다. 복사지도 예외가 아니며 전화메모용지도 이미 사용했던 종이의 뒷면에 새로 인쇄해 쓴다.
정 대표 자신이 짜깁기한 양복과 헐어빠진 구두,소매만 바꿔단 와이셔츠를 입고 다닌다는 것은 이미 유명한 얘기이다. 물론 이같은 생활태도는 근검절약을 제일 큰 미덕으로 여기는 정 대표의 인생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 대표는 평소 『가난구제는 나라도 못한다』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을 보고 큰 일에도 성실하리라 믿는다』고 말하며 아랫사람들에게도 철저한 절약정신을 강조한다.
총선전 정 대표에게 큰 「기대」를 걸고 국민당에 입당했던 정치인 가운데는 예상했던 만큼의 「실탄」이 공급되지 않는 바람에 낭패를 본 경우가 많다. 또 많은 후보들은 유권자 및 선거운동원들의 섣부른 「기대심리」 때문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당시 정 대표는 법정비용 이상의 자금지원을 요청하는 후보들에게 『돈으로 선거를 치르려는 사람은 돈이 있어도 결국 떨어진다. 먼저 발로 최선을 다하라』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정 대표는 그러나 돈을 써야할 곳에는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우선 정계 진출후 현재까지 7백억∼8백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사용한 것으로 추산되며 앞으로 대선까지 사용할 상당액의 자금을 비축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현대 명예회장시절 장애인기금이나 수재의연금 등으로 10억∼30억원대를 쾌척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정 대표는 특히 현대시절부터 부하직원들이 회식하는 비용에 대해서는 아주 관대한 편이다. 잘 먹고 동료간의 대화가 잘돼야 일의 효율성이 올라간다는 것이 정 대표의 생각이다.
정 대표는 지구당 창당 지원금이나 선거비용,매월 지구당 관리비 등 공식적인 비용은 지원하지만 비공식적인 금일봉 전달 등은 거의 하지 않는다. 외부행사 참석시에도 화환정도에 그치는 편이다. 종교단체를 방문할때만 1백만원 정도의 기부를 한다.<정광철기자>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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