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등 통해… 30∼40억짜리가 대부분/사채업자 등 「합법적 소득원」 노려 “눈독”경기둔화 및 시중 자금난의 여파로 기업을 꾸려가기가 힘들어진 중소기업체들이 증권회사 등 M&A(기업인수 및 합병) 중개기관을 통해 꾸준히 매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차기정권의 금융실명제 실시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부동산 임대업자나 사채업자들이 합법적인 소득원을 가장하기 위한 「간판용」으로 기업매수에 나서는 등 매수세도 크게 늘고 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대형 증권사와 한국기술개발금융(KTDC),파인베스트먼트사 등 국내 M&A 중개기관에 기업을 팔겠다고 나서는 사례가 크게 늘어 중복매물을 제외하더라도 현재 기업매물은 모두 3백여개사에 달하고 있다.
또한 최근들어 업종 다각화 차원에서 신규사업에 진출하려는 기업과 부동산 임대업자 및 사채업자 등 개인들의 기업매수 의뢰가 급증,대신증권의 85건을 포함해 증권사만 모두 2백50여건의 매수의뢰를 접수해 놓고 있다.
최근 기업매물로 나온 S반도체와 H염직의 거래를 성사시킨 대신증권 관계자는 『현재 매도를 의뢰한 기업은 60건에 그치고 있으나 기업을 사자고 나선 개인이나 법인은 모두 85건에 달해 매수의뢰가 매도보다 오히려 많다』고 밝혔다.
기업매물로 나온 업체들은 대부분 매출액 30억∼40억원 규모의 중소업체로 보유 부동산을 포함해 매도호가는 30억원대 수준이 가장 많으며 업종으로는 전자부품·석유·제약·건자재·영세 유통업체 등 불황업종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작년 하반기이후 부도로 쓰러진 중소기업들이 급증함에 따라 이들 기업들은 주로 증권사 등 M&A 중개기관의 적극적인 교섭으로 상당수 매물화됐으며 이 가운데 S사 등 부도 상장회사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업매수 의뢰측은 법인이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은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매물화된 기업이 갖고 있는 공장부지 등을 싼 값에 인수하려 하거나 ▲기술·자본집약형의 시설투자가 이루어진 화학·제지업종 등을 선호하고 있다.
또한 매수의뢰측의 나머지 30%를 차지하고 있는 개인들은 대부분 부동산 임대업자나 사채업자로 차기 정권의 금융실명제 실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불로소득을 위장하고 합법적인 소득원을 확보할 목적으로 기업매수를 타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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