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차 총선 앞두고 군부쿠데타/소강상태 회교도 반정투쟁 새국면으로모하메드 부디아프 국가평의회 의장(72)이 29일 암살당함으로써 군부와 회교원리주의자간의 갈등이 지속돼온 알제리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번 암살사건으로 인해 지난 2월 비상사태로 일시 소강상태에 빠졌던 반정부 회교세력의 투쟁이 본격화되는 계기가 되고 동시에 집권군부가 보다 「강경입장」으로 선회할 「총성」이란 두가지 가능성에 비춰 양측이 걷잡을 수 없는 유혈충돌에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알제리사태는 독립후 30년간 기득권을 유지해온 군부와 2천3백여만 인구의 90% 이상인 회교도 사이에서 태동한 회교원리주의자들의 대결로 압축할 수 있다. 1인당 GNP 2천5백여달러(85년)로 비교적 높은 생활수준을 보이지만 현격한 빈부격차로 국민의 태반이 빈곤에 시달리고 있어 회교정부 탄생을 내세운 야당인 이슬람 구국전선(FIS)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높다. 그 결과가 지난해 12월 실시된 총선에서 FIS가 거둔 압승이다.
FIS는 1차 투표에서 총 4백30개 의석 과반수에 약간 못미치는 1백88석을 차지했었다. 이어 지난 1월16일 예정됐던 2차결선 투표에서는 과반수는 물론 헌법개정선인 의석 3분의2 이상을 무난히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FIS는 선거공약으로 엄격한 회교율법에 따른 회교국가 설립을 내세웠다. 즉 팔레비왕조를 무너뜨린 호메이니의 「이란식 회교정부」가 그들의 이상이다.
군부로서는 도저히 타협할 수 없는 결과였다. 이같은 견해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회교 「형제국」들은 물론 서방세계에게도 우려되는 점이었다. 근본주의 회교혁명의 확산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사실상의 통치권을 장악하고 있는 군부는 이에따라 2차 선거를 불과 3일 앞둔 13일 89년부터 다당제 총선 실시 등 「민주화」를 진척시켜온 벤제디드 대통령을 퇴위시키는 사실상의 쿠데타를 감행했다.
이어 프랑스로부터의 독립투쟁 영웅인 부디아프를 의장으로 내세워 「5인 국가평의회」를 구성했다. 반정부견해로 27년간 모로코에서 망명중이던 부디아프의 명망을 이용,고조된 국민적 불만을 누그러뜨리려 했다.
그러나 5인 국가평의회에는 네자르 내무장관·재향군인회 회장 등이 참여,여전히 군부가 막후에서 조정하고 있다.
이에따라 FIS 등은 야당 연대투쟁을 통해 반정 지하드(성전)를 선포,유혈충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2월 군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기전까지 3만명이 체포되고 수천여명의 사상자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윤석민기자>윤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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