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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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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인도는 「기술검토」라는 명목으로 사정거리 2천5백㎞의 「아그니」 미사일 발사실험을 했다. 그것은 중국을 겨냥한 용도의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는 중거리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었다. 그보다 1주일쯤 전인 21일 중국은 벤카타라만 인도 대통령이 자국을 친선 방문중인 기간에 TNT 1백만톤과 맞먹는 핵폭발 실험을 신강지역 지하기지에서 실시했다. 말하자면 「과시에 대한 과시」의 악순환이었다. ◆중·인 두 나라는 1962년에 이미 국경분쟁을 치른바도 있고해서 피차 견제를 위한 군비경쟁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중국이 핵폭탄과 장거리 운반수단을 보유하고 있는 한 인도 역시 맞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고,덩달아 파키스탄도 자구차원의 대응태세를 서두름으로써 지역 안보상황을 복잡하게 만든다. ◆이쯤되면 초강 미국의 영향력 행사에도 한계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중국의 경우 78년 당시 인구 3백명당 TV세트 1대,1만명당 세탁기 1대 정도의 상태에서 최근엔 1백명당 TV세트 13대,세탁기 7대 수준으로 생활수준이 높아졌다고 집계된다. 그러나 이런 수준에서 핵무기와 그 운반수단의 개발을 계속하는데는 상당한 「무리」가 따른다. ◆그러면서 중국은 3백20만 병력이라는 구 소련의 붕괴이후 세계 최대병력을 유지하면서 구 소련의 SU27 전폭기 24대,항공모함 등의 구입을 서둘러 대만을 자극한다. 그리고 중동 여러나라에 구형무기를 대량판매,제3세계의 무장수준을 높여 전쟁위험을 부추기기까지 한다. ◆미국과 러시아가 선선하게 군비를 줄여가고 유럽 각국은 화해시대에 걸맞는 경제통합을 서두르는데 아시아 각국은 아랑곳없이 무장강화에 혈안이 돼있고 덩달아 북한도 핵개발을 서두른다. 지구가 좁아졌다고들 하지만 상황판단에선 아직도 지역간의 격차가 크게 남아있다. 그 어느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우리 나름의 감각을 찾고 다듬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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