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 설… 수락 가능성 희박/민정계내 「우월적 위치」도 포기민자당의 이종찬의원이 26일 전격적으로 당내 잔류를 결정함으로써 이 의원이 앞으로 당내에서 갖게 될 위상과 역할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3일에 있은 「새정치와 경제발전」 세미나 석상에서까지도 『이제 새정치 모임은 당내모임에서 벗어나 국민적 연합체로 도약해야 할 시점』이라고 공언했던 이 의원이 불과 3일만에 「전광석화식의 변신」을 하게 된 이면을 두고 김영삼대표로부터 「당내 위상보장」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하지만 이 의원은 일단 자신의 말대로 백의종군의 행보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이 독자노선을 포기함으로써 민자당내의 세력판도는 경선이전의 상태로 복귀한 셈이고 이 의원의 위상도 이를 바탕으로 찾아야 할 것이다.
다만 경선 이전에는 반YS 세력으로 지칭되던 그룹이 이제는 비주류 세력으로 격하되었고 또 수적인 측면이나 결집력에 있어서도 현격한 열세로 바뀌었다.
이 의원이 김 대표와의 회동에서 박태준 최고위원을 대표최고위원에 추대할 것을 제의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 의원이 후보 단일화 이후 가졌던 민정계내 우월적 위치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곧 3당 합당이후 민정계의 관리를 맡아왔고 후보단일화 과정에서도 수장의 역할을 했던 박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당내 비주류 세력이 결집,향후 활로를 모색해 보자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전당대회에서 획득한 33%의 지지를 근거로 비주류세력이 결집할 수만 있다면 이 의원 자신도 대선 이후의 생존은 물론 차차기에도 희망을 걸어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따라서 이 의원의 향후 위상을 점쳐볼 수 있는 최초의 바로미터는 오는 8월로 예상되는 당 지도체제의 정비과정에서 박 최고위원이 대표최고위원으로 추대되는지의 여부. 이 의원의 제의대로 박 최고위원이 대표최고위원이 될 경우 이 의원으로서는 나름대로 「최소한의 역할」을 한 셈이 된다.
또 현재로서는 이 의원이 수락할 가능성이 없지만 지도체제의 정비와 함께 이 의원에게 당내 화합의 상징적 의미로 최고위원,또는 선거대책본부장 자리가 제의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의원의 향후 위상과 관련,극복해야 할 난제들이 수없이 도사리고 있다. 우선 이 의원의 돌연한 결정으로 지지기반에 변화가 생기고 또 본인 자신도 정치리더십의 측면에서 일정부분 훼손을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50여일의 기간동안 경선거부,잔류결정 등 두차례에 걸친 급선회로인해 『JC의 정치적 이미지에 변화가 올 수 있다』는 말이 지지자들의 입에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함께 박 최고위원이나 박철언 김용환의원 등 비주류측 인사들이 앞으로 어느 수준에서 이 의원과 연대해 나갈 수 있느냐는 것도 미지수다.
박 최고위원은 현재 일본에 체류중이어서 즉각적 반응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박·김 의원의 경우 「새 정치모임」의 가담여부나 앞으로의 연대방안 등에 대해서는 『박 최고위원이 귀국후 모두 모여 논의해야 한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이 의원의 정치적 위상에는 대선이후 주류측의 고사공세가 있을 경우,또는 비주류 내에서도 도전이 있을 경우 이를 여하히 대처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이다.<신재민기자>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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