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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세후보」 명언·명구(대권가도: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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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세후보」 명언·명구(대권가도: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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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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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기 반영 “촌철살인” 다수/“초목지시” 결단의 정치철학 표현/김영삼/“행동하는 양심” 반독재의 삶 대변/김대중/“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신념/정주영정치지도자들은 복잡하고 어지럽게 마련인 정치상황을 압축해 표현하는 능력들을 지니고 있다. 그 가운데는 한 시대상을 반영하는 촌철살인의 명구들이 많다.

이순을 넘기며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이들의 말속에는 우리 현대사의 명암이 짙게 투영돼 있다.

○…김영삼 민자당대표는 「결단력」과 「추진력」을 중시해온 그의 정치스타일상 야당 대통령후보들에 비해 다변은 아니지만 지난 30년간의 야당시절 중요한 정치적 고비고비마다 기억될 만한 「경구」와 「명언」들을 남겨왔다.

이중에는 당시 독재정권에 대한 강력한 저항의지와 자신의 정치철학이 담겨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우선 지난 70년대 중반 유신치하에서 나온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경구는 독재권력의 붕괴와 민주주의 회복을 확신한 선언적 발언으로 김 대표의 야당시절을 회고할 때면 으레 언급되는 대표적 대목이다.

이와함께 지난 79년 당시 공화당 정권으로 부터 의원직 제명과 신민당 총재직무 정지를 당한 직후 당직자들에게 행한 『나는 잠시 살기위해 영원히 죽는 길을 택하지는 않겠다』는 연설도 두고두고 기억된다.

이에앞서 김 대표는 70년대 초반 대통령 출마선언과 함께 「40대 기수론」을 주창하면서 『정권은 짧고 정치는 길다』고 젊은 YS의 정치적 비전을 부각하기도 했다.

5공에 들어와서는 지난 83년 가택연금 상태에서 『앉아서 죽기보다는 일어서서 싸우겠다』며 23일간의 단식투쟁을 끝냈다.

이밖에 김 대표는 주변 인사들에게는 『원칙없는 타협은 야합이다』 『감옥이 두려우면 정치를 그만 두어야 한다』며 야당의 「선명성」을 강조해왔다.

김 대표는 평소 자신의 성격만큼이나 명료하게 정치·인생 철학을 피력했다.

『머리는 빌릴 수 있어도 건강은 빌릴 수 없다』는 말은 지난 87년 대선 당시 일부의 「자질론」 시비를 불러일으켰음에도 불구,김 대표의 변함없는 건강관리 철학.

또 『정직 이상의 강한 무기는 없다』는 언급 역시 그의 생활신조 및 정치스타일의 단면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김 대표는 또 『정치적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 이다』 또는 『어떠한 결단이라도 제때를 놓치면 효과는 반감된다』는 말과 「초목지시」(풀과 나무도 피고 질때를 안다)라는 표현으로 「감과 결단」의 정치철학을 설명한다.

이와함께 「인사는 만사」라며 용병·용인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정치의 생명은 상식과 명분』이라며 「순리의 정치」를 중시한다.

김 대표는 정치생활의 대부분을 야당에서 보낸 까닭에 정치외적 분야에 대한 언급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지난 60년대 중반 홍콩을 방문했을 때 당시 동서냉전 구조하에서는 파격적인 중국과의 수교를 주장하면서도 대만을 의식,『새 친구를 사귀기 위해 옛 친구를 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방위」 외교철학을 피력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유성식기자>

○…김대중 민주당대표는 오랜 정치생활을 반독재민주화 투쟁으로 일관해 왔다. 따라서 그의 말속에는 부당한 억압과 독재에 항거하는 저항의 논리가 짙게 배어있다.

김 대표가 요즘들어 온건 이미지구축을 위한 「뉴 DJ플랜」에 따라 화법을 달리하고 있지만 과거의 어록은 그렇다는 것이다.

그가 반독재투쟁 과정에서 절규처럼 내뱉은 말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역시 「행동하는 양심」이다.

김 대표의 한 측근은 지금은 그 생동감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지난 75년의 어두웠던 시절에 「민주회복 국민회의」 집회에서 김 대표가 던진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는 한마디는 수많은 지식인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은 셈이었다고 기억한다.

나중에 「행동하는 양심으로」라는 김 대표의 저서가 출간되면서 「행동하는 양심」으로 줄어든 이 말속에는 박정희정권의 유신독재에 몸을 던져 항거하는 자신에 대한 다짐과 침묵했던 양심적 다수에 대한 하소연이 절절이 배어있다.

비교적 널리 알려진 「한명의 입을 막을 수는 있어도 열명의 입을 다 막을 수는 없다」 「자유는 지키는 자만의 재산이다. 따라서 자유는 권리가 아니라 의무다」 등의 말도 한결같이 저항의 메시지를 담은 말들이다. 정치인이기도 했지만 투사의 이미지가 강했던 70년대의 이미지가 잘 간직돼 있다.

그는 누구보다 말에 관해서는 자신을 보여왔지만 언어구사에 있어 논리의 일관성을 매우 중요시 여긴다.

「논리의 검증을 거치지 않은 말은 잡담이며 경험의 검증을 거치지 않은 논리는 공론이다」는게 그의 언어관인 셈이다.

그는 민주주의 일반 원칙을 반복해 강조해 왔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정치에 대한 통찰에서 비롯한 명구도 많이 남겼다.

「정치는 생불이다」는 말은 급변하는 상황속에서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말것을 강조한 것이다. 또 「정치인은 민중보다 딱 반걸음만 앞서 민중과 손잡고 나가야 한다」는 말도 경험에서 얻어낸 귀한 교훈이다. 지난 총선을 평가하면서 김 대표는 민중당의 실패 배경을 이 한마디로 요약했고 점진적 개혁주장의 논리적 근거로 사용하고 있다.

한편 그는 「지나치게 가난하지도 말고 부유하지도 말라. 둘다 돈의 노예가 된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지사적인 선비의식과 상이적인 현실감각을 지니고 정치에 임해야 한다」는 말은 그의 또다른 측면을 말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전체적인 삶의 모습과 관련,그는 「무엇이 되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에 목표를 두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말은 이번 대선에 자신의 모든것을 바치겠다는 각오와 맞물려 있기도 한 대목이다.<황영식기자>

○…정주영 국민당대표는 그의 거침없고 솔직한 표현방식으로 과거 기업인 시절부터 재미있는 명구를 많이 남겼다. 거친 표현이긴 하지만 때로는 문제의 본질을 정확하게 끌어내는 절묘한 언어구사력을 보이기도 한다.

정 대표는 이같은 「말」로 인해 정계진출 후 종종 구설수에 오르기도 하고 다른 당으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하지만 그만큼 그의 말은 화제의 대상이 되고 있는 셈이다.

정 대표의 대표적 명언은 역시 그의 자서전 제목이 되어 있는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일 것이다.

그는 항상 새로운 일을 시작할때면 『된다는 확신 90%와 반드시 되게 할 수 있다는 자심감 10%만 갖는다』고 말한다. 안될 수 도 있다는 불안은 1%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 대표가 현대시절 난관에 부딪쳤을때 자주 쓰던 말이 있다. 『사업은 망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지만 인간은 한번 신용을 잃으면 그것으로 끝장이다』 『고정관념이 사람을 멍청이로 만든다』 『시간은 생명』 등이 그것이다.

정 대표는 대단치 않은 어려움에 쉽게 좌절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빈대보다 못한 사람』이라 부른다. 막노동하던 젊은 시절 빈대에 시달리던 끝에 침상의 네다리를 물을 가득담은 세숫대야로 괴고 잠을 잤는데 빈대가 벽을 타고 천장으로 올라가 자신의 몸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는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미물인 빈대조차 자기의 삶을 위해 머리를 쓰는데 인간이 어려움에 빠졌다고 좌절해서야 빈대보다 못한 수준이 아니냐는 얘기다.

정 대표는 이밖에도 『일찍 출근하는 것은 고맙지만 늦은 퇴근은 달갑지 않다』 『양복은 한벌만 해서 처가집 갈 때만 입으라』는 등의 말로 자신의 인생철학을 표현해 왔다.

징 대표가 정계로 진출한 뒤 쏟아놓은 숱한 말 가운데 재미있는 표현도 주로 양 김씨에 대한 공격에서 발견된다.

정 대표는 평소 연설회 등에서 양 김씨의 대선도전에 대해 『용이 되련면 단번에 승천해야지 한번 떨어지면 이무기가 되고 다시 떨어지면 미꾸라지가 되는 법』이라며 이들의 재수,삼수를 꼬집었다.

정 대표는 또 최근 한 토론회에서 양 김씨에 대한 평가를 요구받고 『한 사람은 요령이 좋아서 형무소에 안들어가고 투쟁을 했고,한 사람은 요령이 덜 좋아서 형무소에 들어갔다』고 말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정 대표는 최근 시장을 순방하면서 상인들에게 『내 손은 재수있는 손』이라며 『내 손을 잡으면 돈을 많이 벌게 된다』고 농담을 건넸다. 또 불경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뒤 『8개월만 참아 달라』고 의미있는 「위로」를 하기도 했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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