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합 발족은 더 숙고할 문제”민자당의 이종찬의원은 26일 하오 광화문 사무실에서 김영삼대표와의 단독요담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당내 잔류」라는 직설적인 표현을 쓰지 않았으나 『당의 대통령후보문제는 이미 현실로 나타난 것』이라며 경선결과 승복의사를 표명하는 등 사실상 당내 잔류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지난달 경선이후 김 대표와 2차례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광역단체장선거의 연내 실시 ▲당내 비주류 인정 ▲당내 지지를 받는 인사의 대표최고위원 추대 등 3가지 사항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김 대표와는 몇 차례나 만났나.
『김 대표로부터 모두 5차례의 회동제의가 있었고 만난 것은 오늘을 포함,3차례였다.
첫번째는 뜻밖의 장소에서 회동이 이루어져 깊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다.
그리고 어제(25일) 다시 만나 장시간 얘기를 나눴다』
회동에서 무슨 얘기가 오갔나.
『우선 3·24총선이 끝난지 3개월이 지났음에도 14대 국회가 원구성도 안된 상태에서 법정시한을 꽉 채워 개원하고,또한 여야가 독자등원하는 실망스런 상황에 대해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나는 정국정상화를 위해서는 지난 23일 「새 정치와 경제발전 세미나」에서 제시했던 단체장선거와 관련한 「절충안」이 관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광역단체장 선거는 연내 실시하고 기초단체장 선거는 95년 이전까지 연기실시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만이 야당이 더 이상 국회정상화를 반대할 명분이 없어지고 여당도 자신있게 지자제선거를 실시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일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일단 협상 당사자가 아닌 만큼 당분간 여야 절충추이를 관망해볼 생각이다. 이와 함께 인사문제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으나 당의 대표최고위원 등 당지도부는 당원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 인사가 선출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새 정치 모임의 장래에 대한 논의는 없었나.
『물론 깊은 얘기를 나눴다. 민주정당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돼야 하며 당지도부와 의견을 달리하는 인사들도 활동을 보장받아야 한다. 한 목소리만 나오는 정당은 민주정당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나는 김 대표와 의견이 다른 집단의 당내 공존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김 대표도 적극적인 수용의사를 보였다.
새 정치 모임의 경우 만약 당내 활동이 불가능하다면 당외로 나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이상의 3가지 조건이 충족되면 당에 잔류하겠다는 뜻인가.
『3가지 잔류조건은 아니다. 동지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거취를 결정하겠다.
다만 나는 민정당 창당 주역의 한 사람으로 여전히 당에 애착을 갖고 있고 이 대목이 거취결정의 대원칙이 될 것이다』
내일(27일) 당사에 나갈 생각인가.
『김 대표가 6·29선언 5주년 기념식 문제를 상의하자며 상오 8시50분께 당사에 나와달라고 했다. 의논해 보겠다』
「국민연합」은 예정대로 발족하는지.
『그 문제도 더 생각해 보겠다』(이 대목에서 이 의원은 지난 25일의 2차 회동에서 이번 대통령선거에는 같은 민족끼리 정치적 이유로 서로 적대시하는 동서간 지역감정이 재현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를 민자당 대통령후보로 인정하는가.
『김 대표와의 첫 만남에서 이번 경선이 불공정한 여건속에서 엉망으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그 문제를 과거지사로 돌리자고 했다. 대통령후보 문제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생각인가.
『나는 경선을 거부한 순간부터 초연한 입장을 견지해 왔다. 밀알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한다』
「당원지지를 받는 인사」는 특정인물을 지칭하는 것인가.
『그렇게 볼 수 있다』
김 대표로부터 당내 잔류조건으로 당직 제의를 받았나.
『그런 일은 없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당직 등 자리문제에는 초연한 입장이다』<유성식기자>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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