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의 물가전선에 이상이 없을 것인가. 정부의 유가인상 발표후 시민들이 갖는 불안이다. 정부는 이번 기름값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도매 1.11%,소비자 0.33%라고 했다. 높은 숫자에 익숙해온 눈들이라 무시해도 좋은 오차의 한계처럼 느낄지 모르나 영향의 강도는 크다. 기름값의 상승은 가계,기업,정부 등 전 경제주체와 운송업,제조업 등 산업전반에 크건 작건 광범하게 파상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시민들 사이에 인플레심리를 유발할 수 있는 것이다.하반기의 물가를 우려하는 것은 이번 유가인상 때문만이 아니다. 또다른 물가상승요인들이 가시적,불가시적으로 혼재해 있기 때문이다. 환율평가절하,원자재 가격상승,공공요금,12월의 대통령선거 등이 물가안정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들로 꼽힐 수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4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2%로 추정했고,하반기에는 3.7%로 더욱 낮아져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이어 하반기의 경제성장률을 상반기의 7.4%보다 다소 낮은 7.2%로 예측,연 7.3%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우리나라가 물가와 국제수지의 희생없이 이룩할 수 있는 적정성장률을 6.8%에서 7.2% 사이로 보고 있는데 한은 예측의 올해 성장률이 바로 이 적정의 규모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한은의 하반기 경제예측에서 우리가 지적한 물가위협 요인들이 어떻게 평가되어 얼마나 감안됐는지 모르겠으나,이러한 요인들은 본질적으로 정확한 예측이 어려워 불안은 그대로 남게 된다. 환율의 경우 현 달러당 7백90원대에서 연말까지 8백10원내지 8백20원대까지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자재가격이 오르게 되면 국내에서 생산되는 관련제품 가격의 원가부담은 증폭하게 돼있다.
현재 미국은 경기가 확실히 회복단계에 접어들었고 EC도 뒤따르는 추세이고 일본이 아직 「불황」에서 탈출지 못한 상태. 이에 따라 원자재의 전반적인 등귀는 예상되지 않으나 불안을 떨쳐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한편 공공요금은 하반기에도 지하철(예상인상폭 20%),기차(11.6%),상수도(5%),하수도(30%),우편(3.3%),전화(12.3%) 등이 인상의 신호만을 기다리고 있다. 시민가계와 직접 연계돼있는 공공요금이므로 체감인플레가 높아질 것으로 확실하다.
뭣보다도 무서운 복병은 대통령선거다. 지난 3·24 총선거에서는 인플레이션적 영향이 적었다. 그러나 대통령선거는 총선거와 다르다. 정권을 가름하는 싸움이다. 여야의 막대한 자금살포가 우려된다.
하반기의 물가안정을 위해서 정부는 현행 금융긴축 등 총수요 억제정책을 견지하는 수 밖에 없다. 정치권 특히 여권에서 정부의 이 정책을 뒷받침해줘야 한다. 경제논리를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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