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성과”… 정국주도 자신감/민주/「모양새」비중… 독자행보 여지/국민민주당의 김대중대표와 국민당의 정주영대표와의 야당대표회담이 25일 하오 국회에서 열려 개원정국의 주도권을 염두에둔 야권공조가 일단 순탄한 출범을 보였다.
14대 들어서는 물론 공식적으로는 처음인 두 대표의 만남은 자치단체장 선거의 연내실시라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무리없는 공조체제를 가시화 시켰지만 이같은 공동보조와 어느정도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게 정가의 일반적 관측이다.
○…대표회담은 미리작성된 9개 항의 합의문 초안을 집중논의하는 형식으로 1시간여동안 진행 됐는데 두 대표는 회담이 끝난뒤 결과에 만족을 표시.
두 대표는 『회담결과에 만족한다』면서 「합리적인 사람」 『대화할만한 사람」이라고 첫 공식대좌를 한 상대방을 높이 평가.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이날 회담은 건강을 화제로한 환담도 곁들여진데다 합의문을 자구수정하는 것으로 합의를 도출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일사처리로 진행.
양당 총무는 회담직후 대표들이 회담장을 빠져나간뒤 10여분간 문안정리작업을 했고 하오 4시10분께 민주당의 이철총무가 환한 표정으로 합의문을 보도진에게 발표.
이어 국민당의 김정남총무가 『양당대표가 이날 상오 정책위의장들이 작성한 합의문초안을 세밀하게 검토한뒤 부적합한 표현만을 지적했을뿐 이견이 없었다』고 회담과정을 소개.
이 총무는 이어 합의문내용중의 공작정치 부분과 관련,『양당에 대한 공작정치를 말한다』면서 『양 대표는 단체장선거연기도 정부·여당이 합의가 아니라 김영삼 민자대표가 주도한 불법행위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
김 총무는 『등원으로 야당은 1차적 책임을 다했다』면서 『이제 모든 문제는 국정운영을 책임진 민자당의 몫』이라고 민자당의 태도변화를 촉구.
두 대표는 회담을 앞서 자치단체장 선거 등 정국현안을 화제삼아 5분여동안 덕담을 교환하는 등 단합된 모습을 과시.
정 대표는 회담장에 먼저와 있다가 약속시간인 하오 2시 회담을 들어서는 김 대표 일행을 맞아 『어서오십시오. 반갑습니다』고 인사를 건넸고 김 대표는 『유난히 젊어 지신것 같다』고 화답.
김 대표는 이내 화제를 자치단체장선거로 돌려 『요즘 정국을 볼때 노태우대통령이 지자제를 한다는 제2의 6·29선언을 하고 김영삼대표가 떨어지더라도 단체장선거를 하겠다고 나서면 좋겠다』고 말했고 정 대표도 이에 고개를 끄덕이며 『김대표가 언제 마음을 바꿔 먹느냐에 달려있다』고 응답하는 등 공감을 표시.
김 대표는 『우리가 이를 관철해야지요』라고 야권공조를 은근히 강조하자 정 대표는 『공정한 선거를 한다는 생각만 가지면 아무 문제가 없을텐데…』라고 대답.
민주당은 회담결과에 크게 만족하는 분위기. 김 대표는 회담이 끝난뒤 결과를 묻는 질문에 『잘됐다』고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민주당의 만족은 무엇보다 당운을 걸다시피한 자치단체장선거 연내 실시에 대해 두 야당이 단합된 관철의지를 국민과 여당에 과시했다는 상징적 의미에서 비롯되고 있다. 또한 의장단 구성후 지자제관철을 내걸고 국회를 공전시킨다는 전략에 국민당이 깊숙한 공동보조를 다짐했고 지자제법·대통령선거법 등의 개정작업을 공동으로 하기로 하는 등의 실질적인 성과도 「기대이상」이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은 이 회담을 계기로 정국주도권다툼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한만큼 앞으로의 정국운용에 자신감을 갖게됐다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이 회담을 통해 정 국민대표의 정치적 위상을 「인준」한 셈인데 이는 우려되는 「대선 막바지 YSCY 연합가능성」을 희석시켰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것 같다. 김 대표가 국민당의 관심이 큰 「탈당공작」 중단요구를 합의문에 적극 반영시킨 것은 정 대표와 YS의 「격리」를 염두에둔 포석으로 볼 수 있다.
민주당은 이날 회담직후 김정남 국민당총무가 『등원하는 것만 해도 야당으로서는 할일 한것』이라고 밝힐 만큼 강경해진 국민당의 태도를 앞으로의 원내 대책수립에서 최대한 활용하려들 것 같다.
○…국민당은 이날 회담에서 야권공조의 모양새가 갖추어졌다는데 비중을 두는 모습이다.
그러나 공조의 원칙만을 재확인한다는 당초 방침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부분적인 각론까지 합의함으로써 보다 공조의 끈이 두터워진 결과를 빚은 것도 사실이다.
이는 국민당이 합의문 작성을 위한 이날 상오의 정책위의장 회동에서 대표회담의 격에 맞게 구체적내용을 담아 무게를 실어야 한다는 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국민당은 야권공조를 더욱 견고하게 묶어두려는 민주당의 요구를 전체적 맥락에서 받아준셈이다.
그리고 평소 주장하던 공작정치부분을 공조의 틀속에 끼워 부각시키고 대선의 공정성보장을 위해 단체장선거의 대안으로 이해되는 공직자선거개입방지법 제정의 길도 열어 놓았다.
국민당은 그러나 야권공조의 외양에도 불구하고 제3당의 입지를 고려,민자당을 의식한 독자행보의 여지도 두었다.
정 대표는 이날 상오 「국민과 야당이 납득할만한 조치」를 전제로 민자당의 김영삼대표와의 회동용의를 밝혔고 이날 회담이 끝난뒤에도 환담을 나눈것인데,잘됐겠지』라고 말하는 등 애써 이날 회담의 의미를 축소해보려는 기도를 내비치기도 했다.
김정남 총무도 『나라를 위해서라면 국민당은 누구와도 만날수 있다』고 말해 민자당과의 대화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홍영식·이재열기자>홍영식·이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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