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6·25 부분 개각(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6·25 부분 개각(사설)

입력
1992.06.26 00:00
0 0

노태우대통령이 임기만료 8개월을 앞두고 14대 총선이후 두번째 부분개혁을 단행했다. 이번 개각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일부 각료를 바꾸고 특히 일하는 내각분위기를 더욱 확고히 하기위해 단행한 것이라는 청와대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특징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구태여 이번 개각의 특징을 말한다면 노 대통령이 자신과 인연이 있었던 측근인사들을 중점적으로 기용했다는 점일 것이다. 노 대통령으로서는 임기 후반기에 벌써부터 눈에 띄게 드러나는 통치권의 누수현상을 최대한 막고 대통령선거 등을 앞두고 흔들릴지도 모를 국가적 상황에 대비한 보다 자신있는 국정운영을 고려했을 것이다.그러나 국민쪽에서 보아 우선 아쉬운 점은 특징없는 내각개편으로 또한 법의 「무철학 인사」가 된 것이 아닌가하는 느낌을 갖게되는 것이고,본질적으로 6공의 각원교체가 지나치게 잦다는 점이다.

사실 통치행위중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부분은 인사이다. 통치권자가 인사를 제대로,또 적기에 할 경우 그렇게 해서 국민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을 때는 성공적 인사라고 할 수 있다. 성공적 인사는 바로 성공적인 국가통치의 지름길이다.

성공적인 인사에는 반드시 갖춰야 할 요건이 있다. 유능한 인재를 널리 구하고,그같은 적소를 꼭 필요한 위치·적소에 배치해야 하며,그것도 적절한 시기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일단 임명한후에는 큰 실수나 국민의 부정적인 여론이 없을 경우 상당기간 재임하게 하여 일관성있는 정책추진의 효과를 거두게 해야한다.

인사에 하자와 문제가 있을 경우 부작용은 심각하다. 우선 적재보다 온갖 연에 근거하여 발탁기용할 경우 그 부처의 업무집행이 제대로 될리없고 그것이 잘못된 인사일 경우에는 임명권자의 권위에 손상을 입히게 된다.

6공의 인사는 원칙과 철학이 모자라는 점에서 언제나 낮은 수준의 평점을 받아온게 사실이다. 각원들의 평균 재임기간이 12개월에 그쳤다는 조사보고가 나온 일이 있다. 그처럼 짧은 재임기간이 큰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훨씬 심각한 근본적인 문제는 발탁 인물의 출신지역이 편향되어 있는 점이라는 사실도 지적되어 왔다.

이번 부분개각의 경우 평점이 나아졌다는 구석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물러난 사람이나 새로 등장한 사람에게 설명 가능한 까닭이 있는 것 같지 않다. 꼭 바뀌었어야 할 장관이 무사한 것도 이행하기 어렵다.

잦은 개각의 여러가지 폐해와 부작용속에서도 또하나 안타까운 것은 국가적으로 30여년 넘게 국민 세금으로 키운 인재가 경륜을 펴볼 겨를도 없이 단명각료로 물러나 국가적으로 적지않은 손실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인사가 쉽게,마구 다루어도 되는 집권자의 전리품 정도로 인식되어서는 곤란하다. 똑같은 사람에게 두번씩 세번씩 옷을 갈아입혀 등장시키는 인사는 적어도 국민을 존중해서 하는 통치행위로는 보기 어렵다. 더구나 잦은 개각은 정책추진의 맥을 끊고 관료사회의 사기를 떨어뜨리게 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인사에 관련해서 노 대통령에게 바란다면 이번 개각을 「마지막 개각」으로 하여 특별한 잘못이나 실정이 없는한 더 이상의 개편은 다시 없었으면 하는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