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표측 지근인사 전진배치/당정협조·누수최소화에 신경25일 하오 단행된 개각과 정부요직인사는 중폭의 규모에도 불구,경질된 부처의 성격이나 기용된 인물의 면면을 볼때 중폭이상의 다양한 정치적 함축을 담고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노태우대통령의 임기를 8개월,대선을 5개월여 앞두고 개편된 개각 내용은 집권말기의 권력누수 최소화와 당정간 긴밀한 대선협조체제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곧 여권체제를 신속히 대선체제로 전화시킴으로써 대선을 향한 발판을 조기에 마련하는 것과 동시에 예상되는 레임덕현상을 단속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여권내 중량급 인사인 동권 전 안기부장을 격에 상관없이 정치특보로 재등용한 것이나 호남출신의 최영철 전 정치특보와 이연택 전 총무처장관을 각각 통일원장관겸 부총리와 노동부장관에 기용한 것,또 노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있는 이상배 총무처장관을 서울시장에 발탁한 것 등은 대선을 감안한 여권 핵심부의 진용정비라는 얘기이다.
특히 서 특보의 기용은 최창윤 전 공보처장관을 김영삼 민자당대표의 비서실장으로 전격기용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되고 있는데 이는 모양에 앞서 정권 재 창출을 위한 여권의 총력적 대선태세를 갖추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서 특보의 경우 김 대표의 후보확정과정에서 주요한 역할을 해온것으로 알려졌으며 따라서 향후 노 대통령과 김 대표의 대선공조체제를 매개하는 실질적 교량역과 TK세력 등 범여권결속의 주요고리역을 맡게한다는 고려가 깔렸다는 해석이다.
이같은 측면은 이 서울시장의 기용에서도 더욱 선명히 부각되는데 이번 개각의 우선적 중점이 대선국면을 이끌어갈 「노김체제」의 강화에 두어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이다.
6공들어 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아래 육사 17기의 선두주자였던 이문석 전 1군사령관을 총무처장관에 등용한 것 등도 공직기강의 해이를 바짝죄며 여권전체의 결속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노 대통령이 이번 개각에서 김 대표와의 거리가 가까운 여권주요세력의 핵심인사들을 대거 전진배치시킴으로써 「노김체제」의 여권구도를 명확히하는 한편 김 대표의 여권착근의 통로를 넓힌다는 의미를 담고있다고 해야할 것같다.
또하나 주목되는 것은 최 부총리와 이 노동장관을 중용했다는 점으로 이들이 여권내 호남 교두보였다는 점에서 지역배려를 통한 호남쪽의 지지층 확산을 나름대로 겨냥했을 것이라는 관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울러 환경처장관에 이재창 전 경기지사를 임명한 것은 이번 개각의 큰 흐름과는 다소 성격을 달리하나 리우 환경회의를 기점으로 환경문제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새인물로 교체한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개각에서 핵심부처가 빠지고 대상도 중폭이나 인사포석을 보다 깊이 들여다보면 향후 국정스케줄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바꿔말해 국정의 일관성 측면에서 경제부처와 내무·재무 등의 주요부처장관을 유임시키되 노 대통령주변의 주요포스트에 사실상 핫라인성격의 핵심측근들을 배치,국정운영의 체감도를 높이고 이를 대선국면까지 연결하겠다는 뜻으로 보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당초 최병렬 노동부장관의 국회진출에 따라 노동부장관을 교체하는 것을 계기로 2∼3개 부처장관교체를 고려했던 것으로 관측돼왔다.
그러나 이번 개각에서는 서울시장과 5개부처장관,대통령정치담당특보 등 정부요직이 교체돼 당초 예상보다는 개편의 폭이 크게 늘어났는데 이는 노 대통령이 내각 등 정부요직에대한 「마지막 인사」라는 점을 다각도로 감안했기때문인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함께 서 신임 정치특보의 청와대 등용으로 최 전임특보가 내각으로 옮겨가게된 연쇄이동도 개각폭이 예상보다 늘어나게된 한 요인것으로 보인다.
연임이 내정된 김영준 감사원장은 당초 노 대통령에게 연임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어차피 8개월뒤에는 새정부에 의해 재신임을 받아야하는 점이 감안돼 연임쪽으로 배려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때 후임감사원장으로 정해창 대통령비서실장이 거명되기도 했으나 그대로 눌러 앉은것으로 보아 현 청와대 비서실진용은 임기말까지 그대로 유지한다는게 노 대통령의 의중인것으로 풀이된다.
이연택 전 총무처장관의 노동부장관 기용은 호남 배려측면외에도 지난번 「3·30개각」때 강현욱 전 기획원차관이 농림수산부장관에 발탁된것과 비슷한 배경을 깔고있다는 해석이다.
이 신임노동부장관이나 강 농림수산장관 모두 지난 총선때 노 대통령이 직접 「차출」,전북 전주와 군산에서 출마토록 했으나 고배를 마신데대한 배려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란 지적인 것이다.
노 대통령은 내년 2월24일 퇴임할때까지 특별한 사안이 있을때를 제외하고 개각이나 정부요직 인사를 하지 않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따라서 노 대통령은 이번 개각을 위한 인선에 상당히 고심했을 것으로 풀이된다.<최규식기자>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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