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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만에 또 올린 기름값(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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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만에 또 올린 기름값(사설)

입력
1992.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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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이 약 6개월만에 다시 올랐다. 지난해 연말에는 「가격자유화」의 조치에 따라 인상된 것이고 이번에는 원유가 상승,정유회사 손실금 보전,환율평가 절하에 따른 도입가의 상승 등 원가상승 요인들로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 유가인상은 상승폭이 크기 때문에 때마침 정착되기 시작하고 있는 물가안정 기조에 파란을 일으키지 않을까 우려한다. 기름값의 평균 인상률은 13.9%다. 내역을 보면 ▲수송용 유류인 휘발유 24.1%(이하 공장도 가격) ▲경유 17.8% ▲등유 17.6% ▲LPG 6.5% ▲벙커C유 9.8%로 돼 있다. 가계의 부담도 늘지 않을 수 없다.얼마전 요금이 인상된 택시와 그보다 앞서 인상된 버스의 경우 역시 그만큼 경영의 압박을 받게되며 산업용 연료비도 높아지게 됐다. 기름값은 원가상승 요인이 발생하면 인상하는 수 밖에 없다. 지난 1월에서 5월까지의 평균 원유도입 단가는 배럴당 16.66달러,국내 기준유가인 16.90달러보다 밑돌고 있다. 그런데 지난 4월이후 오만유,두바이유 등 주종도입 원유가격이 꾸준한 등귀세를 보여 최근에는 배럴당 20달러선에 접근하고 있다. 여기에 정유사들의 환율절하에 따른 추가부담을 5월말 현재 약 5백억원,올연말까지 1천5백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또 걸프전때 정유사들이 입었던 손실보전금중 정부가 아직 갚아주지 않고 있는 5백22억원이 있다. 위의 3가지 요인에서 발생한 보전비용이 모두 4천1백억원이다. 석탄산업 지원금 2천1백85억원도 있다.

원가상승 요인은 원유가 그 자체의 상승도 있지만 오히려 현 시점에서는 환차손과 미불된 걸프전시의 손실보전금,석탄산업 지원금 등의 비중이 또한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조성된 석유사업 기금을 일부만 활용하더라도 이만한 원가상승 요인은 흡수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적어도 다소비 유종인 휘발유와 경유를 20% 정도나 대폭 인상하지 않아도 됐을 것으로 믿는다. 석유사업 기금은 바로 원유가격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국내 석유가격에의 충격을 흡수하자는 취지에서 79년 설정된 이래 91년말 현재 5조7천억원이 조성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막대한 자금 가운데 본래의 목적대로 유가완충금으로 사용된 것은 8천7백억원 뿐이다. 나머지는 석유비축사업,도시가스 사업,석탄산업 지원 등에 사용된 것으로 되어있다. 92년도 운영계획도 조성목표 5천7백억원중 유가완충은 경우 2백억원으로 돼 있다. 육가완충의 몫을 크게 넓혀야 한다.

이와 아울러 불분명해지고 있는듯한 유가인상의 원칙에 대해 국민적 이해를 얻어야 할 것이다. 기름값 특히 휘발유 가격은 마치 승용차처럼 각종 세금이 추가로 부괴되므로 「제2의 봉」이 되고 있는듯한 인상을 준다. 명분인 「소비절약」에 합리성이 명분으로 마구 휘둘러서는 곤란하다. 가격인상의 체계가 국민의 신뢰를 잃게되기 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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