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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졸한 정치,섭섭한 민심(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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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졸한 정치,섭섭한 민심(사설)

입력
1992.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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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간에 오랫동안 논란되어온 14대 국회 개원문제가 타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것 같다. 각 정당끼리 공식적으로 합의한 것은 아니지만 29일 개원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일단 법정시한내 개원이라는 모양은 갖추게 되는 셈이다. 법정시한을 훨씬 넘겨 국회마저 스스로 만든 국회법을 위반하게되는 사태가 오지 않을까 걱정해왔던 국민들은 한숨 돌리는 모습이다.그러나 막상 개원이 된다니까 개원이후의 국회가 어떤 모습으로 굴러갈지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우선 개원자체가 여야간의 합의로 성사되는게 아니고 각 정당의 독자등원 형식으로 이뤄지는 것이어서 원 구성작업부터 난관에 부딪칠 것이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본다면 의사일정까지 모두 합의해서 온 국민의 축하속에 새정치의 깃발을 나부끼며 14대 국회의 역사적인 개막식이 펼쳐져야 하는게 당연하다. 그러나 지금의 옹졸한 정치현실은 그런 당연한 상식을 거부하고 있는게 유감이다.

법에 엄연히 규정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무시하고도 반성할줄 모르는 여당은 물론이고 법을 어겼다는 손가락질을 받기 싫어 개원국회에 참석만 하겠다는 야당이 모두 새삼 옹졸하게 보이는 순간이다.

특히 최근 노태우대통령이 개원을 촉구하면서 비서관들 앞에서 표명했다는 「유감」에 대해 말이 많다. 원래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법대로 실시하지 못한데 대한 사과의 뜻으로 언급된 것 같은데 전후 문맥을 뜯어보면 두리둥실한 외교적 수사에 머물고 있어 진의를 알기가 어렵다. 잘못을 스스로 인정한다는 뜻인지,지자법 개정안을 제때에 처리하지 못한 국회를 나무라는 뜻인지도 언뜻 분간키 어려운 모호한 표현법을 빌렸다. 당사자들은 심오한 뜻이 담겨져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일반 국민들은 무성의에 섭섭할 뿐이다.

이런 저런 골절끝에 개원되는 국회라 더욱 걱정이 앞선다. 파행과 공전으로 일관할 것이라는 예상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나가다가는 이번 국회개원뿐 아니라 가을 정기국회까지도 제기능을 다할 것 같지 않다.

오는 12월의 대통령선거가 끝날때까지 여야간의 강경대치 속에서 국회는 마비상태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개원일자가 내주초로 잡혀 있기 때문에 아직 시간은 있다. 각당이 공동소집을 위해 끼리끼리 막후접촉도 하고 있고 또 각 정당 대표들도 만나서 절충을 시도할 예정이라니 아직 합의개원의 기대를 버리기에는 이른지 모른다. 제발 그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문만 열었다가 금방 닫아버리는 개원국회가 되지 않도록 최후까지 노력해주기 바란다. 공전과 파행으로 굴러갈 국회라면 개원자체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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