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특파원들이 흔히 저지르는 잘못으로 자국 관련 보도에서 뉴스이벤트의 당사자를 직접 취재하지 않고 대사관 등 접근이 쉬운 「모국정보원」에만 의존하는 현상이 지적된다.특파원들의 잘못된 「애국적」 사고와 보도관행에 외국어장벽이 가세한 일방적인 모국정보원 의존을 경계해야할 이유는 국내 여론에 대한 고려 등으로 왜곡,유도된 보도로 흐를 위험 때문이다.
최근 북한 핵사찰 문제를 다룰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에 관한 한국 언론보도는 이같은 모국 정보원 의존의 극단적 사례로 기록될만 하다. 국내 언론특파원들은 거의 예외없이 우리측 관계자들의 일방적인 정보와 설명에 의존해,실제와는 거리가 먼 보도를 한 경우가 있었다.
이 때문에 IAEA 공식 대변인은 IAEA 사무총장이 북한 핵사찰 결과에 의혹을 표명한 것처럼 전한 국내 언론보도를 『IAEA는 의혹여부를 평가할 권한 자체가 없다』고 강력히 반박했다. 현지 한국 대사마저 『국내 언론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이에도 불구하고 국내 언론은 일주일내내 우리측이 강조한 의혹과 북한 원자로 안전성 남북 상호사찰 등이 이사회 논의의 핵심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실제 이사회 의장이 종합한 논의의 핵심은 ▲북한 핵사찰이 잘 진행되고 있는 것을 환영하고 ▲9월 이사회에서 사찰경과를 다시 다루며 ▲많은 이사국들이 남북 상호사찰의 유용성을 언급했다는 세가지다. 결국 대단할 것 없는 논의에 국내 언론만 심각한 의혹과 알력을 보도했을 뿐이다.
문제는 이같은 국내 언론의 애국적 보도가 북한 핵문제의 국제적 논의 진전에 대한 국내 인식을 오도할 수 있고,실제 북한이나 국제사회에는 오히려 영향을 줄 수 없다는데 있다. 이 명백한 이치를 모를리 없는 정부관계자들은 「성한 의혹해소론을 경계하려는 것」이란 명분이라도 내놓을 수 있지만,정부의 대외정책 수행을 「감시」해야할 언론엔 그같은 명분이 적용될 수 없다.
더욱이 국내 특파원들의 모국 정보원 의존이 「애국적」 이유만이 아니라,뉴스의 직접당사자에 접근하지 못하는데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
북한 핵문제의 국제적 논의와 대응의 직접당사자인 IAEA의 영국인 대변인은 1년 동안 어떤 질문도 해오지 않은 한국 특파원들이 「IAEA 관계자」를 인용,IAEA의 견해와 다른 것을 IAEA의 견해인양 보도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규정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결코 「IAEA 관계자」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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