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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장벽 현지투자로 뚫었다/대우전자 북아일랜드 VCR 조립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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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장벽 현지투자로 뚫었다/대우전자 북아일랜드 VCR 조립공장

입력
1992.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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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에 설립… 노동질·인건비 등 여건 우수/90년 7천만불 매출… 2년만에 흑자 전환『막히면 돌아가라』

대우전자의 북아일랜드법인(일명 듀크)은 EC(유럽공동체)의 강력한 무역규제를 현지 투자진출 방식으로 우회해 극복한 성공사례로 꼽힌다.

대우전자는 지난 87년 EC 집행위원회가 한국산 VCR에 대해 최고 25%의 반덤핑 판정을 내리자 현지 진출을 통한 우회접근만이 고압적 무역장벽을 뚫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판단,적격지 물색에 나섰다.

당시 대우측 관계자들은 유럽지역에서도 비교적 임금수준이 낮은 편인 스페인·포르투갈 등을 둘러보다 우연히 영국 북아일랜드로 방향을 선회했다.

북아일랜드는 지난 4월 현재 실업률이 무려 14.3%에 달해 외국기업이 투자진출을 시도할 경우 지방 정부기관인 IDB(북아일랜드 산업개발청)가 설비자본의 최고 50%까지 융자 지원하는 등 파격적인 유치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대우가 북아일랜드의 주도 벨파스트시 근처인 안트림시에 VCR 조립공장을 건설키로 정식 서명한 것이 지난 88년 11월. 그로부터 만 6개월뒤인 89년 4월 듀크는 현지 공장서 만든 VCR제품 1백44개를 첫 출고했고 지난 90년 한햇동안 모두 31만5천개를 생산,약 7천만달러 규모의 매출실적을 보여 준공 2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대우그룹 관계자들은 『듀크는 국내 가전업계의 해외투자공장 가운데 가장 성공한 케이스』라고 평가한다.

일본 전자업계도 해외투자공장이 3년이내 수지균형을 맞출 경우 대성공으로 여긴다고 한다.

올해 대우전자가 국내외 조립공장을 통해 생산할 계획인 VCR대수는 모두 2백40만여대. 이중 듀크사는 몫이 20%이상인 50만대이니 그 비중을 짐작할만하다. 듀크사의 천상영대표(부장급)를 비롯한 한국인 직원들이 느끼는 북아일랜드의 투자 메리트는 다양하다.

먼저 전자업계의 대량조립 생산체제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노동력의 질면에서 거의 국내 근로자 수준에 버금간다. 흔히 유럽지역 공장에서는 현지 채용직원들이 일과시간중 맥주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거나 심지어 카셋 헤드폰을 끼고 일하는 사례도 있어 골치를 썩인다. 그렇지만 이곳 3백60여 여성근로자들은 한국처럼 유니폼 차림으로 진지한 작업태도를 보인다.

또 듀크는 시간당 평균 3.8∼4파운드 수준의 급료를 지급,현지 최저 임금인 시간당 2.5파운드를 훨씬 웃돌고 있으나 타유럽지역 보다 10%이상 인건비가 싸게 먹히고 있다. 특히 현재 34명에 이른 관리직 연구개발직 인력의 경우 임금수준이 낮은데 비해 상당한 능력을 보이고 있다.

총인구 1백50만명 정도인 북아일랜드에 이공계 연구실적이 뛰어난 종합대학교가 2개나 있어 고학력 과학기술인력이 풍부한 때문이다.

듀크사 한국직원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비교적 익숙한 외국어인 영어를 사용,언어장벽을 덜 느끼면서 각종 업무관리를 수행할 수 있는 것도 무시 못할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대우그룹은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국내 중소업체가 현지에 동반 진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미 성형사출 제조업체인 (주)삼정이 현지에서 듀크사를 돕고 있으며 현재 PCB(인쇄회로기판) 생산전문인 모 국내부품 업체가 올하반기 진출을 목표로 투자교섭을 진행중이다.

서울 등 전세계 9개 도시에 해외 지사를 두고 투자유치를 벌이고 있는 IDB 관계자들은 『흔히 알려진대로 북아일랜드에는 IRA(아일랜드 해방군) 소요때문에 외국기업 활동에 지장이 있을까하는 염려는 전혀 기우에 불과하다』고 힘주어 강조했다.<북아일랜드 안트림시="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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