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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한마음 온정/한 생명 살려냈다/「골육종」 이병훈군 오늘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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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한마음 온정/한 생명 살려냈다/「골육종」 이병훈군 오늘 수술

입력
1992.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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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에 성금 천8백만원/장애 대물림 악몽씻고/“이웃정성 보답하겠다”시민들의 온정이 병훈이를 살려내게 됐다.

암의 일종인 골육종이라는 무서운 병에 걸려 팔 하나를 자르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웠으나 수술비가 없어 애를 태우던 이병훈군(19·한양공고 3·본보 6월13일자 조간 22면 보도)이 23일 수술을 받게 됐다.

한쪽 다리를 못쓰는 아버지 이생우씨(51)의 뒤를 이어 장애 대물림을 할뻔했던 이군의 악몽은 이제 수술로 말끔히 사라진다.

이웃의 불행을 두고 볼 수 없다고 힘을 합친 주민들과 보도를 통해 이군의 딱한 처지를 알게된 시민들의 정성은 한 생명을 살려내게 됐다.

22일 현재 한국일보사에 접수된 각계 성금은 1천8백12만4천2백80원. 주민들과 이군이 다니는 한양공고 교직원·학생들은 물론 아무 관계도 없는 중학생,수많은 익명의 독지가들이 근래에 보기드문 온정을 보탰다.

서울 도봉구 창동 창곡중(교장 김상동)의 여학생반인 2학년 2·4반 학생들은 담임 이규명(여),이주숙교사의 지도아래 1주일간 모금한 28만9천80원을 이날 한국일보사에 온라인 송금해왔다.

또 에스더 회원들이 22만원,황지숙씨가 10만원,대치동 독자가 10만원,장영희씨가 5만원,이혜산씨가 3만5천원,이선구씨가 3만원,박복례씨가 3만원,김정자씨가 3만원,윤기풍씨가 1만원,이수권씨가 5천원,신현주씨가 5천원을 온라인 송금해왔다.

이군이 받게될 수술은 종양이 생긴 오른쪽 어깨뼈를 25㎝ 가량 잘라내고 무릎아래의 경골과 비골중 별 기능이 없는 비골과 혈관을 이식하는 것.

집도의인 경희의료원 정형외과 유명철과장 등 4명의 의사가 참여,6시간 이상 걸릴 대수술이다.

당초 병원측은 골육종을 제거하고 인조골절을 이식하기로 했다가 검사결과 뼈속의 종양이 한뼘 길이 정도로 악화된 상태여서 안전성을 고려,비골을 이식하기로 했다.

이군의 주치의 이용걸박사는 이번 수술이 어렵긴 하지만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

수술이 확정된 이후 이군의 투병생활은 눈에 띄게 달라지고 표정도 훨씬 밝아졌다.

지난 2일 입원이후 이군은 한밤중이면 특히 심해지는 어깨의 통증때문에 뜬눈으로 밤을 새우기 일쑤였고 툭하면 『언제까지 살 수 있느냐』 『막노동을 할 수 있느냐』고 간호사들에게 물어 가슴을 아프게 했었다. 이제 이군은 친구들이 가져다 준 라디오의 음악소리에 맞춰 노래를 흥얼거릴 정도의 여유가 생겼다.

자동차과를 전공하고 있는 이군은 하루빨리 나아 자동차정비를 하며 몸이 불편한 아버지와 집안사정으로 고교진학을 포기한 동생 상만군(17)의 뒷바라지를 할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몇시간 앞으로 다가온 수술을 앞두고 이군은 『사회의 따스함을 처음으로 느껴본다』며 『사회에 진출하면 오늘의 온정을 기억해 나보다 못한 사람을 위해 살겠다』고 감사하고 있다.

수술 소식을 듣고 병실로 달려온 동네주민들도 이군의 손을 잡고 『아무 걱정말고 빨리 회복해 돌아오라』고 격려했다.<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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