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도 평소 절반/정권전환기 “붕괴 위기감”증시가 6공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22일 종합주가 지수는 심리적 마지노선이던 5백60선을 꿰뚫고 5백58선으로 추락했다. 88년 1월 5공말 수준으로의 회귀다.
거래량도 평소의 절반으로 뚝 떨어져 팔려고 내놓아도 팔리지가 않는다. 환금할 수 없는 쓸모없는 주식이 늘고 있는 것이다.
투자신탁 회사들에 대한 한은 특별융자지원,외국인 주식투자한도 확대,근로자 주식저축 확대 등 하루를 멀다하고 나오는 증시부양책을 비웃기나 하듯 주가는 끝없이 나락에 빠져들고 있어 증시붕괴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침체증시는 회복기를 맞고 있는 실물경제에 커다란 짐이 되고 있다.
80년대말 국내 기업들의 외부자금 조달중 60% 이상을 차지,「산업자본의 젖줄」 역할을 해낸 증시는 이제 그 점유비율이 40%대로 축소됐다.
기업들이 증시에서 증자를 하거나 회사채를 발행하고 싶어도 워낙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포기하고 있다.
89년 21조원에 달하던 직접금융(증시를 통한 자금조달)은 지난해 15조원 수준으로 격감했다.
이렇게 증시에는 돈 조달 하기가 쉽지 않아지자 기업들은 은행으로 단자로 몰려들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비싼 금리를 주고 돈을 빌려가고 있다.
지난해에 80년이래 최악의 자금난과 최고의 금리를 기록한 것도 바로 증시침체가 큰 몫을 했다.
침체증시는 자금난에 따른 기업도산을 초래하고 불황을 가속화시켜 경제전반의 주름살을 깊고 길게 만든다.
이같은 경기침체는 다시 증시분위기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을 초래,우리 경제가 감내하기 힘든 멍에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주가가 또다시 6공 최저치로 추락한 근본적인 이유도 실물경제 위축 조짐이다.
6월말 상반기 마감을 앞두고 수출이나 내수 모두 예상보다 신통치 않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실물 불황이 더 지속되리라는 우려감에 「팔자」가 쏟아진 것이다.
이날 기록한 종합지수 5백58은 9일의 6공 최저치(5백61)를 밑도는 것이다.
또 89년 4월1일의 사상 최고치(1천7)에 비해선 무려 45%(4백49포인트)나 떨어진 것으로 5공 말기인 88년 1월11일(5백52)이래 4년5개월만의 최저치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 문제다. 증권사는 개점 휴업상태다. 증권사 직원들은 일손을 놓고 있고 투자자들은 증시를 쳐다보지도 않는다. 정부관리들도 할만큼 했다고 뒷짐지고 있다.<이백규기자>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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